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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오지 대안학교 출신이 서울대 법대 간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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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오지 대안학교 출신이 서울대 법대 간 비결은?

입력
2007.02.2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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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은 명문대 진학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산골에서 인터넷 수능 강좌만으로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 여학생이 있다. 대안학교 출신의 첫 서울대 합격생 이기도 한 김현정(19ㆍ사진)양이 21일 합격 노트를 공개했다.

김양은 올해 서울대 법대에 농어촌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고려대 법대에도 붙었고, 한양대 법대에는 21세기 장학생에 선정됐다. 그의 수학능력시험 성적은 486점(500점 만점)이다. 언어 수리 외국어 사회탐구 영역 모두 1등급을 받았다. 그가 공부한 환경을 보면 선뜻 이해가 안 되는 고득점이다.

김양은 경남 산청군 둔철산 자락의 간디학교에 다녔다. 입시보다는 인성(人性) 함양을 강조하는 교육철학을 가진 대안학교다. 게다가 학교가 위치한 둔철산 일대는 경남의 3대 오지로 불릴 정도니, 사교육은 엄두도 못 냈다. 그는 그 모든 어려움을 교육방송(EBS) 강의 하나로 이겨냈다.

그는 조바심 내지 않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다. 지난해 겨울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정한 김양이 처음 맞닥뜨린 벽은 학교에서 접할 수 없는 과목들이었다. 그가 선택한 사회탐구 과목들은 간디학교 정규 과정에는 개설되지 않았다. 인터넷 강의는 이 때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그는 자투리 시간과 주말이면 어김없이 컴퓨터가 있는 학교 전산실로 달려갔다. 몇 번이고 반복해 강의에 몰입했다. 방과 후에는 문제풀이를 통해 실전감각을 익혔다. 지루한 일상이었지만 뚝심 있게 밀고 갔다.

김양의 올곧은 의지는 아버지(김경훈ㆍ47)의 가르침이 큰 몫을 했다. 김씨는 1997년 만학(晩學)의 길을 택했지만 복잡한 입시제도 탓에 방법을 몰라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도 아직은 낯선 시절, 달리 선택할 길이 없었던 아버지는 회사 다니는 틈틈이 매일 TV로 EBS 강의를 듣고 예습ㆍ복습을 반복했다.

한 우물을 판 대가는 확실한 결실로 나타났다. 아버지는 한 차례의 고배를 마신 끝에 99년 나주 동신대 한의학과에 수석 합격했다. 김양은 “눈 앞에 산증인이 버티고 있으니 한눈 팔 이유도, 겨를도 없었다.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달려갈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집념어린 부녀의 ‘EBS 성공기’는 이날 교육방송 활용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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