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굴이 더 작아졌다. 이마를 덮은 앞머리로 한층 앳되어 보인다. 아이비의 외모는 음악과는 거꾸로 가는 것만 같다. 2005년 1집 <오늘밤일> 이후 2년 만에 발표한 2집(A Sweet Moment)에서 아이비는 앙칼진 목소리로 노래한다. 음악만 들으면 이효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오늘밤일>
1집 <아하> <오늘밤일> 에서 흐느적거리는 춤과 부드러운 보컬로 섹시미를 과시했다면, 이번 타이틀곡 <유혹의 소나타> 에서는 팜므파탈 이미지로 변신했다. “저에게도 앙칼지게 내지르는 창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는 자부심이 커요.” 유혹의> 오늘밤일> 아하>
유명 보컬 트레이너 노영주에게 훈련을 받고 한층 자신감이 붙었다. 노영주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비를 ‘대한민국에서 노래 잘 하는 가수’라며 ‘섹시한 춤과 외모에 가려 가창력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고 칭찬했다. <유혹의 소나타> 는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를 샘플링 해 친숙하면서도 아이비의 창법과 휘성의 랩 덕분에 부드럽다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 엘리제를> 유혹의>
춤은 어떨까. 아이비는 “매니저가 ‘마귀춤’이라고 별명을 붙였어요. 무대를 집어 삼킬듯한 댄스라고만 밝힐게요”라며 고양이가 발톱을 세우듯 손을 오무렸다 펴 보였다.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아이비와는 정반대 느낌일 거예요.”
아이비는 데뷔 이후 ‘섹시한 가수’라는 이미지가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지난해 휴식기 동안 자신의 미니홈피를 직접 관리하며 털털한 사생활을 꾸준히 공개해왔던 것도 그런 이유다. 화장실에서 촬영한 셀프 카메라를 공개하는가 하면, 맨 얼굴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팬과 소통하고 싶었다”고 한다.
아이비는 연습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정도로 독종이다. “술은 와인 한 잔 정도 밖에 못해요. 연습실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노래하고, 미친 듯이 춤 추면 저절로 스트레스가 풀려요.”
이번 2집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유혹의 소나타> 뮤직비디오에서는 와이어 액션연기를 대역 없이 소화했고, 발라드 <이럴거면> <이별이 다 그렇죠> 에서는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보여준다. “2년차 징크스가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자신 있어요. 다른 여가수들도 신경 쓰지 않아요. 제가 제일 중요하니까요”라고 당차게 말한다. “제 소망은 ‘전천후 보컬리스트’에요. 어떤 노래든 완벽하게 소화하는 가수가 되는 것. 이번에 그 가능성을 엿봤다고 생각해요.” 이별이> 이럴거면> 유혹의>
이재원 기자 jj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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