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도 결코 경기장 폭력의 안전 지대가 아니다. 국내 서포터스들의 과격한 응원 행태는 이미 ‘위험 수위’에 올라 있다는 것이 현장의 지적이다.
유럽과는 달리 아직 국내에는 경기장 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건까지는 일어나지 않았다. K리그 폭력 사태가 본격적으로 문제 된 것은 지난 2001년. 그 해 7월 대전과 수원 팬들 사이에 쇠파이프가 등장하면서 경기장 폭력의 위험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2005년 5월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 수원의 경기 후에는 수원팬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대구 서포터가 부상을 당했다. 그 해 8월 포항과 인천의 경기 직후에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포항 서포터스가 경기장에 빈 병과 오물을 던지며 10여분간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이 경기 주심을 맡았던 김모씨는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그라운드로 내려온 포항시 공무원을 서포터스로 오인해 폭력을 휘둘러 입건되기도 했다. 지난 해 8월에는 수원과 FC서울의 K리그 경기 도중 한 수원팬이 서울의 현수막에 불을 지르는 볼썽사나운 일까지 있었다. FC서울은 고의적인 방화로 규정짓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이밖에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작은 규모의 서포터스간 충돌은 일일이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문제는 국내 서포터스의 응원 방식이 점점 배타적이고 폭력을 수반한 행위까지 옮겨가고 있다는 점. 서포터스의 일정 수준의 응원은 경기의 재미를 북돋우는 요소이지만 지나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안고 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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