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빅리그를 들여다보면 축구와 폭력의 상관 관계가 얼마나 밀접한가를 알 수 있다. 특히 연초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 시작된 폭력 광풍은 마치 도미노처럼 전 유럽으로 퍼졌다.
지난 3일 카타니아-팔레르모전에서 경찰 1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축구장 폭력 사태를 맞은 이탈리아 세리에A는 여전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세리에A는 1주일간 자국 리그를 비롯한 모든 축구경기를 취소하는 극약 처방을 내놓고 ‘무관중 경기’ 및 ‘야간경기 금지’ 등의 추가 조치를 잇달아 취했다.
이탈리아에서 촉발된 축구장 폭력 사태는 독일로 퍼져 나갔다. 지난 12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아마추어 대회에서 홈팀 로코모티브 라이프치히가 0-3으로 패하자 800여명의 훌리건들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것. 이를 제지한 경찰관 30여명이 부상을 당했고 5명의 훌리건이 검거됐다. 독일축구협회(DFB)는 한시적으로 주말 경기를 모두 취소시켰고, 앞으로 폭력 사태를 유발하는 홈팀에게 무관중 경기 등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유럽 축구의 폭력 사태는 지난 85년 무려 35명의 관중이 사망한 ‘헤이젤 참사’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당시 리버풀과 잉글랜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양팀 서포터스들의 충돌로 경기장 방벽이 무너지는 최악의 사태를 겪은 이후 소강 상태를 보인 축구장 폭력 사태가 2007년 벽두 들어 재현되고 있는 조짐이다. 이에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 등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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