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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따듯한 사회가 자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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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따듯한 사회가 자살 막는다

입력
2007.02.2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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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각 부처가 합동으로 자살을 줄이기 위한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살을 줄이기 위해 생명존중 캠페인을 벌이고, 전화상담 요원 수를 늘리고, 건물 옥상과 다리 난간에 펜스를 설치하며, 농약의 농도를 낮추는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구체적인 예방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던 정부가 뒤늦게나마 종합대책 마련에 나서는 것이 우선 반갑다.

통계를 보면 저소득ㆍ저학력층과 40, 50대의 사람들이 가장 많은 자살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로 인해 숨지는 사람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의 1.5배에 이른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자살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경제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흔히 지적되듯이 자살은 개인 문제이기보다는 사회적 변화가 급격할 때 나타나는 병리현상이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에서 드러나듯 우리의 정신적 건강성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앞두고도 경제적 양극화 현상은 깊어지고 있으며, 정치사회적 반목과 갈등이 기본적인 여과과정을 거치지 않고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의 도덕적 합의는 찾기 어렵고, 이웃 간에 오고 가는 따듯한 위안도 느끼기 힘들다. 각박한 풍토 속에 정신적 공황은 점점 커지고, 개인이 한번 실수로 추락하면 희망과 탈출구는 여간해서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마련한 종합대책이 몇 가지 안전 대책의 나열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근본적으로 사회 안전망 확립을 목표로 해야 한다.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을 지나친 경쟁으로 내몰지 말아야 하고, 경제적 소외계층이 재기할 수 있도록 제도적ㆍ정서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생활고와 외로움에 시달리는 노인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의 자살 사이트 등을 감독하여 유해환경을 철저히 제거해야 한다. 또한 우울증에 고통 받는 개인이 심리적 갈등을 느낄 때 쉽게 정신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문화와 제도를 마련해 가야 선진국에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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