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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의 훌리건, 90분 '죽음의 편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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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의 훌리건, 90분 '죽음의 편들기'

입력
2007.02.2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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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축구장 폭력이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달 들어 세계 축구의 양대 축이라는 유럽과 남미가 모두 축구장 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탈리아, 독일에서의 경기장 난동에 이어 아르헨티나 축구협회는 지난 16일 최근 두 차례의 관중 난동이 일어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모뉴멘탈 스타디움을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 잊혀져 가던 ‘훌리건’의 망령이 되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훌리건’은 축구장에서 극단적인 폭력 행위를 일삼는 광적인 팬들을 뜻한다. 유럽에서 이런 경기장 폭력으로 악명을 떨친 양대 축으로는 잉글랜드의 ‘훌리건’과 이탈리아의 ‘울트라’를 들 수 있다. 두 나라 모두 축구장 폭력이 출현한 데는 당시 사회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훌리건은 ‘영국병’이라고 불리는 경체 침체와 사회적 불평등, 이탈리아는 1960년대 후반 좌우의 극한 대립이라는 배경 속에서 나타났다.

조직적인 축구장 폭력의 원조는 잉글랜드다. 1960년 리버풀의 ‘콥’을 시작으로 잉글랜드에서 발생한 서포터스 문화가 상대팀에 대한 극단적인 배척, 폭력과 인종차별 등의 빗나간 행태로 나타나며 오늘날의 ‘훌리건’으로 변질됐고 유럽 대륙으로 퍼져나갔다.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조직력’에 자극을 받은 이탈리아 축구팬들이 만든 서포터스 조직이 ‘울트라’다. 1960년대 후반 AC 밀란에서 처음 탄생한 ‘울트라’는 이후 이탈리아의 정치 노선과 지역색 등의 영향을 받아 상대팀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와 폭력 행사 등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잉글랜드의 ‘훌리건’은 서유럽과 북유럽을 중심으로 전파됐고 이탈리아의 ‘울트라’는 스페인과 발칸반도 등 남유럽에 영향을 끼쳤다.

악명을 떨치며 서로 라이벌 의식을 쌓아 나가던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축구 깡패’들이 정면 충돌해 사상 최악의 참사를 빚은 것이 3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1985년의 ‘헤이젤 참사’다. ‘헤이젤 참사’는 관중석 중립 지역에서 리버풀 서포터스가 유벤투스 서포터스를 무차별 공격하면서 촉발됐다.

헤이젤 참사 이후 양국 ‘축구 깡패’들의 운명은 크게 엇갈렸다.

4억 여 TV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전세계의 ‘공적’이 된 잉글랜드 훌리건은 이후 된서리를 맞았다. 잉글랜드 경찰은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벌였고 당국은 관리 대상을 작성해 출국과 경기장 출입을 봉쇄했다. 스탠드석 철폐와 CCTV 설치 등 강화된 보안 조치로 인해 자국 리그에서는 꼬리를 내린 지 오래다.

반면 이탈리아 울트라는 당국의 느슨한 대처 속에 자국 리그에서 크고 작은 사건을 잇달아 벌인 끝에 경찰관 사망 사고라는 불상사를 빚었고 이탈리아는 뒤늦게 정부차원에서 ‘울트라 박멸’의 칼을 뽑아 든 상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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