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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운정 신도시 가라앉은 투기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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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운정 신도시 가라앉은 투기광풍

입력
2007.02.20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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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5,000(만원)정도 떨어졌나? 급매를 기준으로 하면 1억(원) 빠진 것도 있고….”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5일 기자가 들렀던 인천 검단신도시내 원당지구의 S공인중개사무소 박 모 사장은 “지난해 신도시 건설 발표 이후 4억원까지 호가하던 아파트들이 지금은 3억5,000만원선까지 내려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층, 향에 상관없다면 3억짜리도 알아봐줄 수 있다”며 매물 장부를 꺼내 보였다.

박 사장은 “오를 때는 정말 미친 듯이 오르더니 대출 규제로 자금줄이 막힌 이후로는 대부분 단지들이 오른 만큼 빠졌다”며 최근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 T공인 관계자도 “검단신도시 건설 발표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는 32, 33평형의 경우 3억9,000만원에 계약서를 썼지만 지금은 호가가 4,000만~5,000만원이나 떨어져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뒤흔든 인천 검단과 파주 운정 신도시 투기 광풍이 사라지면서 이들 지역의 부동산 가격 거품이 빠지고 있다.

‘1ㆍ11 부동산 종합대책’에 따른 총부채상환비율(DTI) 기준 강화로 대출 한도가 낮아진 데다,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시행을 앞두고 단기 급등했던 신도시 일대 부동산 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

검단 신도시의 또 다른 개발축인 인천 서구 마전동 일대도 신도시 발표를 계기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었지만 요즘엔 매수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거래가 뚝 끊겼다.

마전동 Y부동산 윤 모 사장은 “동아 32평형의 경우 신도시 발표 후 3억원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5,000만원 떨어진 2억5,000만원 수준으로 내렸다”며 “같은 단지 48평형도 3,000만원 가량 하락해 지금은 4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라비발디 아파트 고분양가 논란과 신도시 확대 발표로 집값이 치솟은 파주 운정지구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때 호가가 4억원에 달했던 월드메르디앙 1차 34평형의 경우 지난해말 3억8,000만원 가량에 매매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3,000여만원 내린 3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을 서둘러 갚아야 하는 일부 주인은 3억원에도 집을 내놓지만 쉽게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호가로만 보면 최대 1억원 가량 폭락한 셈이다.

인근 현대2차 35평형도 3억8,000만~4억원에 거래됐지만 3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저층은 3억1,000만원짜리 매물이 있을 정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40평형대 이상의 대형 평형 정도나 제자리 걸음을 하는 정도다.

파주 교하읍 H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상당수 주민들이 최근엔 ‘지난해 팔아야 했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면서 “그래도 신도시 건설은 큰 개발 호재인 만큼 3월 이사철이 시작되면 얼어붙은 시장이 회복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검단ㆍ파주=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 수도권 신도시와 달리… 분당급 후보지는 꿈틀

수도권 신도시 투기바람은 잠잠해지고 있지만, 올 상반기 선정될 ‘분당급 신도시’로 거론되는 일부 지역은 투기 광풍이 불고 있다.

경기 광주시 오포읍 고산리의 S부동산.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6일에도 신도시 개발과 관련한 문의 전화가 간간이 이어졌다. 최 모 공인중개사는 “6,000만원 하던 20평 짜리 빌라가 신도시 개발 소식이 나온 뒤론 9,000만원까지 치솟고, 평당 800만원 하던 30평대 아파트도 이젠 1,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주 대주 파크빌 2차 32평형은 2주전에 비해 2,500만원 오른 2억8,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H공인 관계자는 “지난 달까지만 해도 전화기에 불이 날 정도로 문의가 많았다”며 “호가가 오르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집주인들이 내놓은 매물을 모두 걷어가는 바람에 실제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전했다.

오포와 함께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용인시 모현면일대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신안 인스빌 32평형의 경우 올초만 해도 2억3,000만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나, 최근 호가가 3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오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파트가 적은 이곳에는 대지 지분 비율이 높은 빌라나 연립주택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1억원 안팎이던 매물들이 최근 2,3달 사이에 적게는 20~30%, 많게는 50% 이상 오르기도 했다.

신도시 예정설의 후광 효과를 보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오포, 모현과 인접지역인 광주시 태전동, 삼동 등은 지난 해 연말부터 지속되는 아파트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태전동 B부동산 관계자는 “성원3차 51평은 지난 해 연말까지만 해도 4억원대 후반에서 거래됐으나 최근 6억5,000만원에 팔아달라는 집주인의 부탁을 받았다”며 “성남 도촌지구와 차량으로 5분 거리인데다, 고속화도로, 전철이 예정돼있어 지금 사두면 이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들뜬 시장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포, 모현 지역은 상수원 보호지역으로 지정돼있어 신도시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법 개정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자칫 신도시 선정에서 제외되면 그 동안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온 지역 주민들의 허탈감이 클 것”이라며 “순식간에 가격 거품이 빠질 수도 있는 만큼 외지 투자자들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인ㆍ광주=한창만기자 cmhan@hk.co.kr전태훤기자 besame@hk.co.kr

■ 참여정부 남은 1년 부동산 시장은

참여정부의 마지막 해에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현 정부가 지난 4년간 12차례에 걸쳐 수요억제 위주의 규제대책과 세금폭탄, 고강도 주택담보대출 규제, 공급 확대방안을 담은 부동산안정대책을 쏟아내며 집값 잡기에 ‘올인’한 결과, 천정부지로 뛰던 집값이 최근 안정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금융기관의 강도높은 주택관련 대출규제로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줄이 막히게 되면서 주택가격이 하향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금융기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강화로 최근 강남은 물론 평촌, 분당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 은행이 3월부터 투기지역은 물론 비투기지역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축소하고, 7월부터 모든 지역 및 주택에 대해 이 규정을 확대하면 시장은 더 위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선거에 따른 경기부양 및 부동산규제 완화 기대감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 차기 정부가 시장 불안을 감수하면서까지 규제를 풀어줄 입장이 아닌 데다, 과거 통계를 볼 때 대선이 집값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실시 및 임대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부동산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는 하반기 부동산 가격 안정에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동산 관련법 개정안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과 건설업계의 반발로 국회 처리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부동산 후속 대책 관련 법안들이 국회 통과에 차질을 빚을 경우 잠재된 주택 구매수요가 몰려 시장이 불안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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