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흑인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이 1994년 펴낸 회고록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들’이라는 책에서 자신의 사회활동 내용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9일 오바마 의원이 30대 초반에 인종적 정체성 등에 관한 기억을 담아 썼던 이 회고록의 일부분이 실제와 크게 다르게 묘사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책에서 오바마는 컬럼비아 대학 졸업 후인 83년 시카고의 공해지역 앨트겔드 지역에 정착, 빈곤층을 위해 ‘개발공동체 프로젝트’에서 활동하며 시카고시를 설득, 일자리 센터를 열도록 도왔고 주거시설 개선 노력을 펼쳤다고 쓰고 있다.
그는 특히 흑인들이 몰려 살던 앨트겔드 지역에서 공공 주택의 석면 제거를 앞장서 공론화함으로써 시 당국의 청문회를 유도해 마침내 석면을 없앴고 이런 경험들이 모여 힘없는 이들을 위한 정치 활동을 결심하게 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그 지역에서 활동했던 관계자들의 인터뷰 등에 따르면 오바마가 석면 제거에 주도적 역할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의 합류 이전부터 활동했던 운동가들과 ‘시카고 리포터’라는 지역신문의 힘이 컸다고 한다. 그런데도 오바마는 회고록에서 이들을 거론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자기 역할을 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판자들은 그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당시 오바마와 함께 일했던 활동가 로버트 긴스버그도 “오바마가 분명히 주민들을 조직화하는데 관여했지만 일은 그가 오기 전부터 진행됐다”고 말했다. 오바마측은 이에 대해 “오바마 의원은 자신을 영웅으로 그리지 않았다”며 “의도적으로 과장할 의사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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