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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심진경씨 '창비' 통해 젊은 작가들 소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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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심진경씨 '창비' 통해 젊은 작가들 소설 비판

입력
2007.02.1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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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20대를 두고‘독박’이 예정된 세대라고까지 할만큼 그들의 출구는 막혀있다. 그들의 소설은 문학적 복수인가.

젊은 작가들이 유아독존적 질문이나 자폐적 유희에 함몰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학평론가 심진경씨는 창작과 비평 봄호에‘뒤로 가는 소설들’이란 제하의 평론을 발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사실은 퇴행 또는 역행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심씨는 평론에서 박형서, 한유주, 이기호 등 세 명의 인기 신예작가들을공통적으로규정하는것은 퇴행이라며 우려했다. 주제는 전혀 없이 신화와 전설 등 과거의 세계로부터 상상력의 원천을 찾거나, 서사시적 탐색담으로 회귀하거나, 현실을 우연적사건의 축적물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본 데서 나온 문학이라는 지적이다.

“문학의 위기가 최대의 원인이죠. 판매 부수의 감소를 소설장르에 닥친 위기로 직결 짓는 성급함 말이에요. 실은 문학이 문학 아닌 장르에 의해 해체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인데.” 심씨는 소설이란 레테르가 안 붙어 있다면 소설이라 할까 싶을 정도의 작품까지 소설이라 불리는 세태를 우려했다.“ 광고 카피도, 허드레옛얘기도 잘하면 소설이될수있다는 생각이 확산돼 가요. 소설의 영토 확장 운운하는 선전까지 가세하죠.”

포스트 모던의 징후와도 관계가 멀다는 지적이다.“ 모더니즘 이후라기보다는 옛 얘기의 차용 즉 프리 모던 스토리(premodern story)에불과한 거죠.” 한유주의 경우, 실험·아방가르드형식을 취하지만 실은 신화나 전설등옛얘기를 반복·복제하거나 영웅 탐색담 구조를 답습할 뿐이다.“ 그들 모두에게서발견되는 퇴행 현상은 2000년을 기점으로 해요. 김종혁의 <펭귄 뉴스> ,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 , 박민규 등….”

“전세대 작가들은 사회에 대한 복수로서 소설을 썼고, 이는곧 소설의 시대적 발언권이었죠, 그러나 요새 작가에게는‘원한’이 없어요. 변화 불가능한 사회에 대해, 회의하면서 자족하는 거죠.” 대중 문화적 코드에 너무 감염돼 문학으로 복수하겠다는 원한이 없을 뿐더러, 사회와의 관계망마저 부정한다는것이다. 상상력 유희의 형태로 소비·소모되고 말 가능성에 깊이 우려했다.

"더 큰문제는 아직‘그들 이후’를말해줄 대안적흐름이 없다는 거죠.”

전통 소설의 규범적 틀에서 벗어난 극히 사적인 인물, 사회적 의미보다 개인의 관심사를 표명하는 그들의 소설은 어쨌든 요즘 독자를 흡인한다. 관계들이 이미지에 의해 소비되는하이퍼리얼한이시대, 그들은 소설의 종언을 집단적으로 보고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그는 우려했다.

“진짜 문제는 소설의 장르적 발전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점이죠.” 서술자가 돌변한다거나, 철학적 에세이와 구분되지 않는 식의 소설이나타나는 것은 소설 장르의 갱신이 난관에 봉착했음을 증거한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원 소스 멀티 유스 혹은 소설의 콘텐츠화에 소설이 기꺼이 해체되고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소설 장르에 대한 자의식 가지길 바래요. 선배들이 어떤 소설을 썼는가를 탐구, 그들이 소설 장르를 택할 수밖에 없는 필

연성을 이해했으면 합니다. 앞 세대 우리 작가들에 대한 탐구가 결핍됐어요. 한국 소설을 탐독하며 부정하기를.” 신진 작가

들이 소설 종언의 주범이라는‘독박’을쓰지 않기를 그는 기원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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