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우리은행장, 기업은행장, 주택금융공사 사장 등 다음달 임명될 4개 금융기관장 후보가 2배수 내외로 압축됐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13일 우리금융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면접에서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제1차관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강력한 경쟁자였던 황영기 현 회장이 재경부에 제출된 회추위 추천후보 명단에서 제외됨에 따라 차기 회장자리에 더욱 근접한 것으로 보이다.
경쟁후보로 우리금융 부회장 출신의 전광우 딜로이트코리아 회장과 최영휘 전 신한금융 부사장이 있지만, 전 회장은 3년 전 회장 경합에서 황 회장에게 밀린 전적이, 최 전 부사장은 경쟁업체 출신이어서 우리금융 내부에 반감이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차기 회장 윤곽이 드러나면서 우리은행장 후보군도 좁혀지고 있다. 우리은행 2위 도약의 주역인 이종휘 수석 부행장이 경영의 연속성과 조직 화합이란 측면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또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 근무 당시 상업, 한일, 평화은행 합병을 성사시키며 40대 부행장으로 발탁된 바 있는 최병길 금호생명 사장도 강력한 후보다. 특히 최 사장은 김병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과 대구상고 동문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우리금융 산하의 정경득 경남은행장과 정태석 광주은행장과 함께, 취약한 카드부문을 강화할 인물로 박해춘 LG카드 사장도 거론되고 있다.
기업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강권석 현 행장과 장병구 수협대표 2명을 재경부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외환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퇴출 위기에 몰렸던 수협을 취임 1년 만에 회생시킨 경력을 갖고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해수부 시절부터의 인연이 오히려 ‘코드 인사 논란’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강 행장도 재임시절 실적을 바탕으로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국책은행장이 연임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
주택금융공사 사장 후보는 유재한 전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과 최창호 현 부사장 2파전으로 좁혀졌다. 당초 진병화 국제금융센터 소장까지 3명이 경합했지만 재경부 추천을 거치며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기관장 인선을 지켜본 금융권 관계자는 “외견상 공모제 형식을 띄고 있으나 결국 재경부와 청와대의 입김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후보 선정기준을 공개하는 등 후보추천절차를 투명하게 하지 않는 한 낙하산 인사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