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병역 의무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군 복무를 하겠습니다.”
20일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대하는 재일동포 안유상(20)씨는 “입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을 따라 일본에 건너간 안씨가 한국인임을 다시 자각하게 된 것은 자신이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고 원하면 조국에서 병역 의무를 다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그동안 일본 생활에 적응하며 살아온 안씨는 한국과 일본 어디에 속해 있는지 정체성을 확인하는게 대학 진학보다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우리 말도 서툴고 한글도 자유롭게 읽고 쓰지 못하는 내가 군 복무를 감당할 수 있을까.”안씨는 그래서 2005년 비무장지대(DMZ)를 견학하고, 해병대가 주최하는 4박5일간의 캠프에도 참여했다. “한국 친구들을 사귀면서 내가 언제라도 한국 사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나의 조국임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안씨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다큐멘터리 감독인 어머니 하진선(42)씨가 ‘URINARA(우리나라)’라는 기록영화에 담았다. 이 작품은 일본 대학가를 중심으로 상영되면서 일본 사회에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일에는 논산 훈련소에는 안씨 외에도 외국 영주권을 가진 동포 청년 14명이 입대한다. 이들은 올해 처음 도입된 ‘군적응프로그램’을 통해 1주일간 우리 말과 문화 등을 별도로 배운 뒤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영주권 소유 입대자에겐 복무 중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항공료를 지원해 출국을 허용하는 등 여러 혜택도 주어진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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