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만난 ‘쇼트트랙 여왕’ 전이경(31) IOC 선수위원은 걸음걸이가 몹시도 불편해 보였다. 지난달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아이스하키에 출전하기 위해 개인 훈련을 하다 왼 발목 인대가 끊어져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발목의 고통’이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열망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전이경은 16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가진 피겨ㆍ쇼트트랙 경기장 프레젠테이션에서 16명의 실사단에게 현황 설명을 했다. 불편한 그의 몸을 지탱한 것은 목발이었다.
전이경이 목발 차림의 설명을 마다하지 않은 것은 4년 전 느낀 뼈아픈 실패 때문.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 때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했던 전이경은 “4년 전 실패로 많은 것을 배웠다. 꼭 동계올림픽을 유치해 후배들이 우리나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배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전이경의 역할은 프레젠터로 그치지 않았다. 이 달 초에는 발목에 깁스를 한 상태로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총회에 참석해 ‘평창 홍보’에 일조 한 바 있다. 부산에서 ‘쇼트트랙 꿈나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스하키 선수로 변신했던 전이경. 이제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스포츠외교의 최전선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평창=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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