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사진) 세명대 석좌교수의 요한복음 강의를 둘러싸고 신학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김 교수가 6일부터 EBS 외국어학습 사이트(www.ebslang.co.kr)를 통해 강의 중인 <영어로 읽는 도올의 요한복음> 의 일부 내용에 대해 한국교회언론회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영어로>
보수 기독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김 교수의 강의를 분석하고 있으며 곧 공식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논쟁에 뛰어들 가능성을 내비쳤다.
교회언론회는 홈페이지(www.chpr.org)에 올린 글에서 “김 교수가 요한복음이 말하는 로고스(logos)와 그리스 철학의 로고스를 단순 연결하는 데다, 빅뱅(big bang)과 창조를 동일시하고 있는데 이는 정통 신학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15일 출간한 <요한복음강해> 를 통해 기원전 500년 전후 활동한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로고스 사상과 요한복음의 첫 구절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에 나오는 ‘말씀’을 연속선 상에 있는 것으로 이해했다. 요한복음강해>
헤라클레이토스의 사상이 500년 정도 이어져 요한복음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교회언론회 사무국장 심만섭 목사는 이에 대해 “그리스 철학의 로고스 사상은 신에 의해 천지가 창조된 것이 아니라 태초부터 있었다는 주장이기 때문에 무신론적 사고로 귀결되며 기독교적 유신론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신약(성경)만이 성경인 듯 표현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교회언론회의 비판에 대해 “구약(성경)은 야훼와 유대인들만의 계약이며, 예수의 출현으로 새로운 계약인 신약이 성립된 만큼 구약은 효력이 없다”고 말해 ‘구약 폐기’를 주장했다.
기독교 신학에서 ‘원죄’의 개념과 연결되는 ‘회개’에 대한 해석에서도 차이를 드러냈다.
김 교수는 “한글 성경에 ‘회개하라’로 번역된 ‘메타노이아(metanoia)’는 ‘마음의 상태를 바꾸라’는 의미로 뉘우친다는 뜻이 아니라 마음을 돌린다는 ‘회심’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회언론회 측은 “죄로 인해 마음이 정상적이지 못한 사람에게 단지 ‘마음을 돌이키라’고 하는 것은 포괄적 의미를 놓치는 것이므로 회개로 해석하는 게 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성경 해석을 둘러싸고 이렇듯 큰 견해 차가 드러나자 김 교수는 기독교계의 대표와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한편 김 교수는 <요한복음강해> 에서 고구려 건국자 주몽과 구약의 모세를 닮은 꼴로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책에서 “주몽이 동부여에서 큰 이야기나 모세가 애굽에서 큰 이야기가 같은 위인설화양식이요, 모세가 탈출해 홍해를 가르는 이야기나 주몽이 송화강 엄리대수에 이르러 연별부구(連鼈浮龜·자라, 거북 수천 마리가 다리를 만든 뒤 흩어짐)의 장관 위로 말 타고 달리는 모습이나 동일한 설화양식”이라고 설명했다. 요한복음강해>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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