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할인 서비스와 신규 카드 발급 급증, 카드 모집인 활성화, 빅모델 영입 통한 광고전쟁….
카드사들의 영업 대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주택대출 규제 등으로 대출시장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은행들이 신용카드 부문에서 활로를 모색하면서 카드사간 영업 경쟁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자칫 과다 출혈 경쟁으로 과거 ‘카드대란’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은행계 카드사의 물량 공세는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주유 할인 에 초점을 맞췄던 마케팅전은 이제 다양한 분야의 할인 경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하나은행이 이달 초 출시한 마이웨이카드는 버스 지하철 등 교통요금을 매회 사용할 때마다 100원씩 깎아주는 상품. 또 대형 할인마트에서 연간 24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파격적인 할인 서비스 덕분에 출시 10여일만에 벌써 3만장을 돌파했다.
KB카드는 지난달 이마트와 제휴해 이마트에서 10만원 이상 사용시 5,000원 할인(월1회) 및 2~3개월 상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마트 KB카드를 출시, 한달여만에 5만장을 넘어섰다. KB카드는 특급 스타인 가수 비와 보아를 내세워 광고전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8월 내놓은 우리e카드가 외식업체 2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로 5개월여만에 17만장의 실적을 올렸다.
은행계 카드의 물량 공세는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이자 수익 부문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자 그 대안으로 신용카드 부문을 새 수익원으로 삼으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연초부터 김종열 하나은행장이 “특단의 조치를 통해 현재 카드 회원 300만 명을 2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고, 황영기 우리은행장도 “6%대의 카드 점유율을 2009년 10%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하면서 물량 경쟁을 예고했다.
이에 맞서 전업계 카드사들도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배우 김태희를 광고모델로 영입, 맞대응 광고전에 나설 예정이며 삼성과 롯데 등도 포인트 할인 등으로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에는 은행계 카드사들이 카드대란 이후 폐지했던 카드 모집인 제도를 올초부터 다시 부활해 고객 모집에 적극 나서 자칫 과거 카드대란의 폐해가 재연되는 것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카드 모집인은 은행과 달리 영업점이 없는 전업계 카드사들이 운용하는 제도다.
업계 관계자는 “만일 은행들이 카드 모집인 제도를 도입하고 카드 고객 모집에 열을 올릴 경우 예전 길거리 카드 모집의 폐해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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