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총장 낙마로 고대 교우회(동문회)의 파워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고대 교우회는 여느 대학 동문회보다 끈끈한 결속력을 자랑한다는 세평을 받아왔다.
교우회는 15일자 교우회보 사설에서 “이 총장은 물론 전체 고대 사회가 입은 상처가 만신창이(滿身瘡痍)라고 할 만큼 깊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총장이 총장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 총장 측이 전날 재신임의 증거로 들던 신임투표 결과에 대해서도 “전체 교수의 39.2%가 참여한 것은 사실상 불신임”이라며 ‘선ㆍ후배들의 뜻’을 전했다.
실제 고대에는 학내 갈등이 격화될 때 교우회가 나서 여론 향배 결정에 힘을 실은 경우가 적지 않다. 1989년 이준범 총장의 연임 논란, 2002년 김정배 총장의 세금 대납 의혹 논란 때는 교우회의 사퇴 권유성 성명서 발표 뒤 두 총장이 깨끗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교내 동상을 철거하려는 학생들과 이를 막으려는 학교 측이 팽팽하게 대치한 2005년에도 원로 교우들이 ‘해결사’로 나섰다. 한 고대 교우는 그러나“학교 발전이란 차원에서 의견을 제시하는데 그쳐야지 개입이나 압력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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