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총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 학내ㆍ외에서는 “교수 사회가 권력 다툼의 추한 모습을 드러내 안타깝다”면서도 “논문 표절은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만큼 학계 자정 작용의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려대 교수의회 박성수(생명공학) 부의장은 “학교나 총장 본인을 위해 다행스런 일이다. 학내 갈등을 극복하고 조속한 화합을 이뤄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중앙대 정경대의 A교수는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제자는 물론 다른 사람의 논문을 아무 죄의식 없이 베끼는 교수가 적지 않았다”며 “유력 인사 자제들의 병역 기피가 사회 문제화하면서 고위층의 병역비리가 많이 사라졌듯 이번 사태 역시 비뚤어진 표절 관행을 바로 잡는 혁신의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 사회의 세력 다툼과 줄서기 등 ‘정치의 폐해’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서울대 법대 C 교수는 “객관적이고 엄격한 잣대로 논문 표절 문제를 풀었어야 하는데 이전투구 양상만 보였다”며 “총장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캠퍼스의 파벌 싸움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곽수일 서울대 경영대 명예교수는 “대학 총장은 학내 최고 결정권자 뿐만 아니라 지식인의 표본, 최고경영자(CEO) 등 다양한 역할을 요구 받고 있다”며 “어떤 인물이 총장이 돼야 하는지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강조했다.
한편 고려대 정경대의 한 교수는 “논문표절 문제가 규명되기도 전에 정치적인 상황에 떠밀리듯 물러난 것 같아 개운치 않다”며 “학내 갈등을 초래한 조사위와 교수의회 의장단에게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