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붕어 이야기'

‘바다이야기’등 불법 사행성 게임 단속의 철퇴를 맞은 오락실 업자와 상품권이 ‘실내 낚시’로 무대를 옮겨 시민들을 또다시 유혹하고 있다. 경품 실내 낚시터는 서울의 경우 1월말 3곳에서 15일 현재 23개로 늘어나는 등 빠르게 번지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15일 거액의 상품권이 걸린 실내 낚시터를 운영한 전모(55)씨를 사행행위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이달 초 서울 중랑구에 ‘황금어장’이라는 30평짜리 수조를 갖춘 실내 낚시터를 열었다. 그는 5,000마리의 잉어와 붕어 중 700마리에 1~700번의 번호를 붙인 뒤 1번 500만원, 2번 300만원 등 1만~500만원의 상품권을 걸고 손님을 유인했다. 상품권은 성인 오락실과 마찬가지로 현금으로 바꿔줬다. 손님들은 입장료 5만원, 이후 시간당 5만원의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도 온종일 ‘상품권 낚시’에 몰두, 전씨는 매일 평균 300만원을 벌었다.

경찰은 “경찰의 집중 단속 및 관련법 개정으로 사행성 게임장 운영이 어렵게 된 일부 업주들이 신종 사행성 영업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며 “마땅히 갈 곳이 없어진 ‘꾼’들도 낚시터로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11월 시작한 불법 사행성 게임장 2차 집중단속에서 15일 현재 5,426건을 적발, 98명을 구속하고 1,193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48명을 즉결심판에 넘겼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