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금 걱정에 애태우던 어머니가 딸의 고등학교 졸업식 다음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4일 오후 8시45분께 서울 강동구 모 한복가게에서 여주인 윤모(40)씨가 장롱에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딸 최모(19)양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윤씨 곁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네. 힘이 들고 날아가고 싶다. ○○(딸)아 미안하다”는 글이 적인 다이어리가 발견됐다.
유족과 이웃들에 따르면 윤씨는 그 동안 딸의 대학 등록금을 준비하지 못해 고민해 왔다. 13일 고교를 졸업한 최양은 모 대학 미대에 합격해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한복 장사가 잘 안 돼 어려움을 겪어온 윤씨는 동사무소에서 학자금 대출 상담도 받았으나 5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마련하기에는 형편이 여의치 않았다.
남편 최모(46)씨는 뚜렷한 직장이 없다. 최씨는 “13일 아내가 경제적인 문제로 다투다 나간 뒤 가게에 찾아가 봤더니 불이 켜진 채 문이 잠겨 있었다”며 “가게에 사람이 없는 것 같아 기도원에 간 것으로 알았는데 자살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윤씨 주변에서는 “윤씨가 학자금 대출을 하러 간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워낙 밝은 성격이라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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