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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지식인과 정치인은 어디 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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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지식인과 정치인은 어디 살고 있나

입력
2007.02.1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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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인사 자체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정당정치에서 선거에서 이긴 당이 자신들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기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권태준도 <한국의 세기 뛰어넘기> 에서 코드인사가 결국 인간적 연줄에 의존해 있다고 비판하지만 "노무현 정권이 이른바 코드 여하를 따져 자기들 편 여부를 가리려 한 것은 자연적ㆍ인간적 연줄을 극복해 보려는 고육지책이었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 고립된 자기 세계가 전부인 줄 착각

종래 한국 정치에서 인사가 지역적, 인간적 연줄에 의해 좌우되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면 코드인사라는 것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을 등용한다는 의미에서 진일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코드인사로 등용된 사람들이 대체로 무능했다는 것이다. 일을 잘 했으면 코드인사라는 비판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인재 풀이 넉넉하지 못하다 보니 코드인사가 '회전문 인사'처럼 되면서 비판은 더욱 매서워졌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구한말에도 있었던 모양이다. 미국 언론인 조지 케넌은 "대한민국 황제는 카드 패에 비유할 수 있는 20~30명의 인물군을 거느리고 있다… 그 카드를 뒤섞어 다시 돌려봐야 보직만 바뀔 뿐 등장인물은 그 밥에 그 나물이다"라고 말했다.

그럼 무능한 인사를 막을 방법은 무엇인가? 섀도우 캐비넷을 구성하고 대통령 후보와 함께 발표하여 선거에서 집단으로 심판을 받자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일을 집행할 후보들을 사전에 검증하면 무능한 인사의 등장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내각책임제에서는 섀도우 캐비넷이 당연한 것이지만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이는 대통령 선거에서는 섣불리 자리를 확정하면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리기 때문에 최후의 순간까지 다 한 자리씩 줄 것처럼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후보 캠프의 각종 싱크탱크를 공개해봐야 역시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싱크탱크에 속하는 사람들은 주로 교수를 비롯한 지식인인데 지식인은 정치인과 함께 한국 사회에서 고립된 섬에 살고 있는 대표적 집단이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지식인은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그 세계가 전부인 양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열린우리당 의원이 오늘 탈당할지 내일 탈당하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는데도 끼리끼리 모여 심각하게 논의하는 것을 보거나, 논문 표절이 분명하다고 조사위원회가 보고를 해도 각종 핑계로 처리를 미루는 것을 보면 역시 정치인과 교수들이 섬에 살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고립된 섬에 사는 사람들이 복잡한 세상사를 다룰 수 있을까?

나는 이 시대에는 기업인이 가장 유능하다고 생각한다. 1960년대에는 군대가 과대 성장했었고 70년대에는 공무원 조직이 국가를 이끌었다면 적어도 90년대 이후에는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대기업으로 몰렸고 IMF 위기를 겪고 세계화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인들은 본의 아니게 세계 시장에서 온 몸으로 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즉 기업인은 고립된 섬에서는 살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 경쟁에서 살아남은 전문기업인들이 국가를 이끌 때가 된 것이다.

● 기업인 마인드 국가조직에 활용을

물론 기업의 소유주는 제외된다. 공무원 조직의 혁신이나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이 시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국제 감각이 뛰어나고 경쟁이 몸에 배었으며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인이 집행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

기업인이 대통령을 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누가 당선되어도 기업인 집단이 전면에 배치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정치인이나 가신이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형성되어야 한다. 국가가 가장 효율이 뛰어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업인의 마인드가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

탁석산ㆍ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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