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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무엇이 우리를 갈라놓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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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무엇이 우리를 갈라놓는가

입력
2007.02.1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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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입춘이 지났다. 아직 날씨가 추운데 벌써 봄의 시작이라니 의아스럽지만 추운 날씨에 몸을 움츠리기보다는 미리 봄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마음이라 생각하니 현명한 것 같기도 하다. 한국에 살며 방글라데시와는 다른 문화적 차이를 경험하고, 또 비슷한 면을 발견하는 것이 한국에 대한 애정을 우러나게 한다.

한국이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남ㆍ북한이 너무 오랫동안 단절을 겪어 문화적 차이가 많음을 얼마 전 금강산 신계사에 다녀오면서 알게 되었다.

● 금강산에서 느낀 남북한의 차이

조계종 총무원 주최 외국인 스님 성지순례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박3일 일정으로 신계사를 방문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복원공사 중이었는데 최근 완공됐다. 북한에 있는 사찰이라는 것에 약간 흥분을 느끼며 신계사에 도착했다.

그곳의 스님은 남한과 달리 일반인과 똑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제사 때만 가사를 입고 결혼도 한다고 했다. 일정에 따라 금강산 관광을 시작했는데 이곳이 한반도의 절경이라는 말은 듣고 갔지만 너무 웅장하고 아름다운 기암절벽, 폭포와 단풍에 넋이 빠질 지경이었다.

버스를 타고 북한을 관광할 때 남한과 매우 다른 점들을 발견했다. 북한에는 군인이 너무 많고 사람들이 너무 가난하고 경직되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호텔에서 북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그들이 참 순수하고 곱다는 느낌을 받았다.

같이 간 사람들의 말로는 북한이 남한의 1950, 60년대 수준의 문화생활을 한다고 하는데 같은 언어와 외모를 가진 한 민족이 이념 차이 때문에 이렇게 다른 생활을 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한국이 이념으로 분단되었다면 방글라데시는 종교로 인한 마찰로 갈등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는 무슬림이 제일 많고 그 다음이 불교, 그리고 힌두교 기독교 등 여러 소수인의 종교가 있다.

지도에서 보면 북쪽은 무슬림 지역이고 남쪽으로 따로 떨어져 있는 곳이 불교인들이 사는 지역이다. 예전에는 종교 갈등 때문에 무슬림 지역으로 불교인이 간다거나 불교 지역으로 무슬림이 가면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 종교로 갈등 겪는 방글라데시

심한 경우 무슬림 군인들이 불교인 마을에 와서 일반인에게 총격을 가하는 일도 있었다.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아직도 다른 종교지역을 갈 때는 위협을 느낀다. 방글라데시가 한 국가 안에서 종교로 인한 분쟁이 많은 이유는 종교별로 인종, 언어, 문화, 역사가 모두 다른데 국민들이 국가보다는 자기 민족이나 종교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같은 민족으로 같은 언어를 쓰고 역사도 같고, 이산가족 찾기 등을 하는 것을 보면 이념을 뛰어넘어 빨리 화합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내가 느끼기에 남한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의 생활을 거의 모르거나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해 보인다.

한 민족으로 서로 교류를 원하지만 이념이 갈라놓은 한국, 한 나라 안에서 종교로 갈등을 겪는 방글라데시가 올해는 모두 부처님의 자비로 화합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팔리 살라만ㆍ홍원사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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