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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車 인사 "쇄신 보다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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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車 인사 "쇄신 보다 안정"

입력
2007.02.1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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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은 15일 현대차 재경본부장인 이정대 부사장과 로템 이여성 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250여명 규모의 정기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회사별 승진자는 현대차 96명, 기아차 40명, 계열사 114명이다. 직급별로는 ▦사장 2명 ▦부사장 7명 ▦전무 26명 ▦상무 36명 ▦이사 77명 ▦이사대우 102명이 승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인사가 이뤄졌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 경영진이 유임됐다는 점. 정몽구 회장 공판과 해외 사업 부진 등에 따른 문책 차원에서 상당수 경영진이 교체될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이 여지없이 빗나간 것이다. 요컨대 정 회장이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 분위기 쇄신보다는 조직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부문의 중시라는 흐름은 뚜렷하다.

지난해 터키 철도청으로부터 전동차 96량을 1억4,000만달러에 수주하는 등 해외 수주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한 로템의 이여성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신상필벌' 인사의 대표 사례다.

또 지난해 30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해외법인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HMI(현대차 인도법인)의 임흥수 법인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지난해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기아차는 부사장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해, 승진 인사의 기쁨이 반감됐다.

신임 이정대 사장의 경우 현대차의 대표적 재무통으로 정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율 하락과 해외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케팅 전문가가 전진 배치되고, 이공계 출신 임원이 대폭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실제로 승진자를 분석해 보면 이공계 비율이 64%로 이공계 비중이 매우 높았으며, 부문별로는 영업ㆍ마케팅 부문 34%, 생산부문 27%, 연구개발(R&D) 부문 13%로 특히 판매 및 생산관련 부문의 승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차 해외판매부문의 서영주, 오승국, 김인서 상무와 국내 판매부문의 김충호 상무가 전무로 한 계단 도약한 경우와, 연구개발 부문에서 현대차 박준철 재료개발실장과 로템의 이상길 기술연구소장이 승진한 것이 이 같은 인사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이번 임원 인사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원년을 맞는 현대ㆍ기아차그룹이 고객 우선 경영과 글로벌 경영 안정화라는 경영목표 달성 및 향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의지를 반영한 인사"라고 밝혔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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