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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드라마·영화’ 천생연분? 잘못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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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드라마·영화’ 천생연분? 잘못된 만남?

입력
2007.02.1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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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배우가 출연한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90분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특정 가수의 노래가 여러 곡 삽입된다. 이 작품은 뮤직비디오일까, 드라마일까.

기존 뮤직비디오와 달리 본격적인 드라마와 영화의 형식을 갖춘 뮤직 드라마가 대중음악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룹 신화의 멤버 신혜성, 가수 이수영 등의 노래에 신화의 에릭과 탤런트 김윤경 등이 출연하는 뮤직드라마 <동화> 를 비롯, 신인가수 윤형렬 오윤혜는 뮤직 무비 <이것이 사랑이다> 를 통해 노래를 알렸고, 포지션은 새 앨범의 노래들을 전인화가 출연한 단편영화 <애가> 에 담았다. 이효리는 이동건 정준호와 함께 단막극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에 곧 발표할 디지털 싱글을 수록할 예정이다.

기존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는 10분 내외의 길이에 삽입노래 중심으로 진행된다. 반면 뮤직드라마와 뮤직무비는 30~90분 분량에 배우들의 대사가 중심이다. <애가> 는 영화관에서 시사회를 가졌고,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은 공중파 방송을 타진 중이다. 구성과 유통방식에서 뮤직비디오보다 일반 드라마와 영화에 가깝다.

이런 현상은 대중의 음악소비방식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을 제작하는 엠넷 미디어의 권창현 실장은 “요즘 대중은 앨범대신 디지털 싱글로 음악을 듣는다.

그만큼 보다 흡인력 있는 스토리로 노래에 쉽게 감정이입 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히트곡의 상당수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 의 김아중의 ‘마리아’, 이효리의 <애니스타> , 문근영의 <앤 디자인> 등 영화나 스타캐스팅에 스토리를 가미한 영상물들의 삽입곡에서 나왔다.

대중음악시장의 전반적인 불황 역시 뮤직드라마를 제작하도록 유도한다. <이것이 사랑이다> 를 제작한 엠보트의 박경진 대표는 “뮤직비디오 자체에 큰 관심이 없는 요즘은 뮤직비디오를 케이블 음악채널에 아무리 홍보해도 큰 반응이 없다.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어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방영하는 것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실제 <이것이 사랑이다> 는 케이블 음악채널, 인터넷 TV, 독립영화관, DVD 등 다양한 형태로 유통됐고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은 공중파 방송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서도 공개할 예정이다.

뮤직드라마는 또 가수의 연기 겸업이 필수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가수들이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연기에 도전할 기회를 마련해준다. 그러나 뮤직 드라마가 대중음악 알리기의 표준으로 자리잡지는 불투명하다.

정해진 스토리에 음악을 삽입하는 뮤직 드라마는 디지털 싱글 판매에는 효과적이지만, 앨범 판매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의 수록곡 역시 디지털 싱글로 발매할 예정이다. TV컬럼니스트 정석희씨는 “스토리의 정서적 흐름에 부합해야 음악도 기억에 남는다. 결국 좋은 드라마와 영화의 삽입곡이 인기도 얻는 법”이라고 분석했다.

■ 뮤직드라마의 법칙들

1.크기가 문제다=<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이 제작비로 37억을 쓴 것을 비롯해 <동화> <애가> 도 억대를 넘어가는 제작비에 이효리 에릭 문근영 등의 톱스타들이 출연한다. 작품 규모부터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와 차별화하려는 셈이다.

2.여 주인공은 가수? = 음악이 돋보이게 하려다 보니 아예 작품에 가수가 등장한다. 이효리의 '애니스타', 문근영의 '앤 디자인'등 여주인공들이 모두 가수다. 또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동화> 등에는 불치병, 이루지 못할 사랑을 하는 여인 등 비운의 여성이 등장, 눈물샘을 자극해 노래에 쉽게 감정이입토록 유도한다.

3.남자주인공은 슈퍼맨?='애니모션' '애니스타' 등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알게 모르게 여주인공을 도와주고, <동화> <이것이 사랑이다> 의 남자주인공은 연인이나 여동생을 보호한다. 불행에 빠진 여성과 그를 보호하는 남성을 통해 주소비층인 여성들의 호응을 이끌어낸다.

4. 액션은 필수=<이것이 사랑이다> <동화> 등 다수의 뮤직 드라마에는 조폭이 등장해 액션을 보여준다. 작품이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흐름에 화려한 볼거리로 대중의 시선을 붙잡아두는 것이다.

5. 뮤직비디오, CF등으로 재편집= 애초에 작품 자체만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짜 드라마와 영화와 달리 다양한 버전으로 재편집 된다. '애니모션'은 기존 영상을 편집해 CF로 방영했고, <동화> <애가> 등은 짧은 뮤직비디오버젼으로 음악 채널에서 방영한다.

강명석 객원 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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