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동국(28ㆍ미들즈브러)이 설날(이하 한국시간)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그라운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미들즈브러는 14일 오전 리버사이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리그 1(3부)의 브리스톨시티와의 FA컵 32강 재경기에서 연장까지 두 골을 주고 받는 혈투 끝에 승부차기(5-4)로 가까스로 승리, 17일 밤 12시 같은 장소에서 잉글랜드 챔피언리그(2부)의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이하 WBA)과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이동국은 이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많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브리스톨시티전을 앞두고 구단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이동국이 규정 때문에 브리스톨시티전에는 나서지 못하지만 훈련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일 열리는 경기에는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동국의 데뷔전을 예고한 바 있다. 따라서 이동국은 17일 밤 12시 리버사이드에서 열리는 WBA전에서 홈팬들에게 첫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발언 외에 미들즈브러가 14일 오전 120분 연장 혈투를 벌였다는 점도 이동국의 출전 가능성을 뒷받침 한다. 브리스톨시티전에서 주전 스트라이커인 아예그베니 야쿠부는 선발 출전, 120분 풀타임을 소화했고 마크 비두카는 하프타임에 말콤 크리스티와 교체돼 경기 종료까지 7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들 모두 최근 정규리그 경기에 빠짐없이 선발 출전한 데다 이날의 ‘혈투’로 체력적인 부담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WBA전에서 이동국의 효용 가치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동국이 입단 테스트를 받던 시기부터 그의 능력에 대해 여러 차레 신뢰를 나타낸 바 있다. 데뷔전임을 고려한다면 선발 출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경기 후반 교체 투입될 확률은 매우 높다.
이동국은 데뷔전에서 대표팀 복귀 테스트도 겸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그리스와 친선 경기를 치른 후 유럽에 머물고 있는 핌 베어벡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8일 미들즈브러와 WBA전이 열리는 미들즈브러 리버사이드 경기장을 방문, 이동국의 몸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베어벡 감독은 그리스전에 앞서 “이동국에게 대표팀에 복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고 말한 바 있지만 이날 활약에 따라 그가 3월24일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선발될 대표팀에 조기 소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루 빨리 한국에 골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투지를 불살라온 이동국이 설날 벽두를 맞은 고국팬들에게 ‘데뷔전 첫 골’을 선물하며 베어벡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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