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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국, 폭풍 속으로

입력
2007.02.1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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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통 선거를 앞둔 대만 정국이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격랑 속으로 빨려 들고 있다.

천수이볜(陣水扁) 총통이 연초부터 대 중국 강경책으로 정국을 급변 시키려는 가운데 야권의 대권 선두 주자인 마잉주(馬英九) 전 타이베이(臺北) 시장이 13일 기소돼 국민당 주석에서 물러남에 따라 메가콘급 지각 변동이 진행되고 있다.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민진당 천 총통의 정국 흔들기에 맞서면서 안정 지향의 민심을 끌어 모으고 있는 마 주석의 퇴진은 전선의 변화를 의미한다.

마 전 시장은 주석에서 물러나며 “기소에 대한 분노를 대선의 동기로 삼으려 한다”는 사즉생의 각오를 밝히면서 첫 공식 대선 출마 의사를 선언했다. 시장 재직(2002~2006년) 당시 특별비(판공비) 33만달러를 개인계좌에 입금시킨 혐의를 받는 마 전주석에게 피소는 정치생명이 걸린 절대절명의 위기이다. 중국 관영 차이나 데일리는 마 전주석이 무소속으로 대선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당도 천 총통의 정국 흔들기를 막아낼 구심점이 사라져 야권이 지리멸렬할 것을 우려, “당헌을 고쳐서라도 마 주석의 당내 대선 경선 출마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당은 지난해 봄 천 총통이 부인 우수전(吳淑珍) 여사와 사위 자오젠밍(趙建銘)의 비리로 인해 심각한 레임덕에 빠졌다가 연말 가오슝(高雄)시 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재기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적지않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천 총통은 올해 들어 대만 독립을 헌법에 명시하는 개헌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뒤 반중 성향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중국과 대만을 단절하는 역사교과서 개정, 대만을 명기하는 공기업 명칭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연임 총통인 천 총통은 대선 출마가불가능하며 자신의 지지 후보의 당선을 통해 퇴임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마 주석 사퇴는 천 총통의 강공은 물론 국민당과 민진당 권력지형 분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마 전주석의 대중적 인기는 여전하지만 국민당 내부에서는 왕진핑(王今平) 입법원장이나 롄잔(連戰) 명예주석 등을 대타로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당인 민진당 안에서는 천 총통의 정국흔들기가 민심이반 만을 부추긴다고 비판하는 셰창팅(謝長廷) 전 행정원장, 쑤전창(蘇貞昌) 현 행정원장의 세가 커지고 있다.

물론 마 전주석의 혐의가 대만 정부 부처에서도 관행처럼 만연된 사안이어서 재판을 통해 마 전 주석이 기사회생할 수도 있다. 대만 총통 선거는 대중 강경 성향의 남부(민진당 거점)와 대중 온건 성향의 북부(국민당 거점)의 구분이 확연해 ‘51대 49’의 싸움으로 진행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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