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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가 본 하버드대 법대 vs 서울대 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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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가 본 하버드대 법대 vs 서울대 법대

입력
2007.02.1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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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 않지만 다르다.”

현직 판사가 모교인 서울대 법대와 현재 연수중인 미국 하버드대학 법대를 비교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하버드대 학위 과정에 연수중인 서울중앙지법 문유석 판사는 13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띄운 글을 통해 “학생 수준이나 공부 시간 등은 큰 차이가 없지만 하버드대의 학사 시스템과 학문 풍토는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밝혔다.

문 판사는 “하버드 법대생이라고 해서 특별히 머리가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10명 중 똑똑한 학생이 1~2명, 평범하지만 열심히 하는 학생이 4명, 대충 따라가는 학생이 4명 정도의 비율로 서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라는 신화도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게 문 판사의 설명이다.

그는 “로펌 취직을 좌우하는 1학년 시절을 제외하고는 공부벌레라는 호칭을 붙일 수준은 아니다”라며 “다만 예습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문 판사가 두 대학의 차이점으로 지목한 것은 교수들의 열정과 학생들에 대한 완벽한 학사지원. 문 판사는 “린 로푸키 교수의 수업을 들은 뒤 ‘세상에 이렇게 잘 가르치는 사람이 있을 수가!’라고 감탄했다”며 “연쇄 질문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깨닫게 수업을 이끌어가며 종강 후에도 학생의 질문이 있으면 수강 학생 전원에게 ‘스팸메일’ 수준의 답변을 보낼 정도로 열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사 행정을 담당하는 직원들도, 도서관 사서들도 정말 귀찮을 정도로 학생들 공부를 도와주려고 애를 쓴다”며 학사지원 시스템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문 판사는 말미에 “우리나라에는 하버드대에 어떻게 가느냐에 대한 책은 많지만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적다”라며 “강한 책임을 기꺼이 질 가치관은 심어주지 않고 손쉽게 강한 힘에 접근할 수 있는 지름길로 아이들을 내모는 것이 진정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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