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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하버드대 女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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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하버드대 女총장

입력
2007.02.1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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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벨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국의 사회학자다. 근래 번역된 그의 저서 <탈산업사회의 도래> 에 따르면, 미국에서 몇 십년 동안 일어난 큰 변화의 하나는 여성이 사회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1950년을 특징 짓는 전형은 노동자의 70%가 가정에 아내와 두 자녀를 둔 남편의 모습이었다.

오늘날은 그런 남성이 노동인구의 15%에 불과하다. 아내의 50% 이상이 집 밖에서 일하고 있다. 1960년대에는 미국의 25세 이상 여성 중 6%만이 4년제 대학 졸업자였으나, 1995년에는 25%에 이른다.

▦ 미국 대졸 여성의 사회진출 속도는 매우 빠르다. 1997년 그들은 사회 관리계급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또한 자연과학자의 30%, 대학교원의 40%, 변호사의 30%를 점령했다. 벨은 이런 여성변화가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라고 지적한다. 유고슬라비아의 밀로반 질러스는 <새로운 계급> 이란 책을 펴낸 바 있다.

자녀를 주요 대학에 보내고 고위직에 진출 시켜 사회적 영향력을 장악한 계급을 말한다. 이 새로운 계급은 노동자를 억압하기도 한다. 여성과 새로운 계급에 의해 세계는 변화해간다.

▦ 미국 최고의 명문대인 하버드대학이 최근 371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여성 총장을 임명했다고 각국 언론이 떠들썩하다. 드루 길핀 파우스트 총장은 "나의 선임은 한 세대 전 여성조차 갖지 못했던 기회를 상징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파우스트 총장은 1960년대 대학생 때에는 민권운동과 베트남 반전 시위 등에 활발히 참여하기도 했다.

하버드대는 그가 사려 깊고 개방적이며, 탁월한 경영 능력에 비추어 대학 혁신을 주도하기에 적합하다고 임명 이유를 밝혔다. 하버드대까지 여성 총장을 임명함에 따라, 동부 8개 명문 사학인 '아이비리그' 총장의 절반이 여성의 몫이 되었다.

▦ 아직 전체적으로 북유럽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요즘 미국의 여성의 사회진출 속도만큼은 눈부시다. 낸시 펠로시 첫 여성 하원의장이 탄생했으며, 내년에는 힐러리 상원의원이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우리 정치에서도 여성의 목소리가 만만찮아졌다.

첫 여성 국무총리가 탄생했으며, 여성 대권주자의 인기도 남성 못지않다. 1990년대에 이미 여성 대학진학률이 80%를 넘어선 것이 변화의 동력일 것이고, 여성의 질주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다.

박래부 논설위원실장 parkr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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