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치러지는 대만 총통선거의 가장 유력한 후보인 마잉주(馬英九ㆍ사진) 국민당 주석이 판공비를 횡령한 혐의로 13일 기소됐다.
대만 검찰은 이날 “마 주석이 2002~2006년 타이베이(臺北)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판공비의 절반인 1,100만 대만달러(미화 33만3,330달러)를 횡령, 개인 계좌에 예치해 유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당은 “지방 정부에서 공금유용은 흔한 일이고, 마 주석은 공무원들의 연말 보너스 지급 등 합법적 목적에 돈을 사용했다”며 마 주석의 무죄를 주장했다.
일가와 측근들의 부패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을 공격하며 스스로를 ‘미스터 클린(Mr. Clean)’이라고 불러온 마 주석은 2005년 국민당 주석직을 맡은 이래 내년 대선에서 천 총통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돼 왔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변호사 출신으로, 수려한 외모와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에 청렴하고 기품 있다는 평판을 들어왔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되면서 향후 그의 거취가 대만 정국을 좌우할 새로운 변수가 됐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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