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6층 규모의 하나코비 본사. 1층 문을 열고 들어서니 사방이 온통 밀폐 용기들로 가득찬 사무실이 눈 앞에 들어왔다. 언뜻 봐서는 동네 슈퍼마켓이나 총판 대리점인 듯한 인상이 들었다. 바로 이곳이 전세계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밀폐용기 ‘락앤락(Lock&Lock)’의 제품 홍보와 전시를 위해 꾸며진 하나코비의 열린 사무실이다.
하나코비 이경숙 홍보팀 차장은 “소비자들이 편하게 사무실에 들어와 우리 제품을 보고 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홍보가 어디 있겠느냐”며 열린 사무실의 장점을 설명했다.
우리나라 주부치고 하나코비는 몰라도 ‘락앤락’을 모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나코비는 바로 국내 밀폐용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락앤락’ 제조업체다.
1976년 국진유통으로 출발한 하나코비는 주로 해외 유명 주방용품을 수입해 팔았다. 그러다 85년부터 주방, 욕실, 어린이용품 등 600여 가지의 다양한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제조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하나코비는 IMF 외환위기 시절 위축된 매출고를 올리기 위해 97년 ‘락앤락’이란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밀폐용기 전문업체로 나선다.
끊임없는 제품 연구개발(R&D)과 홍보에 주력한 하나코비 락앤락의 성공은 2001년부터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그 해 LG홈쇼핑(현 GS홈쇼핑)에서 최다 판매 제품에게 주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 선정된 데 이어 2004년까지 4년 연속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는 기록을 세웠다.
2004년 6월에는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차세대 세계 일류화 상품’과 제6회 대한민국 디자인 브랜드 대상에서 최우수상인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 연속 한국능률협회컨설팅으로부터 밀폐용기 분야 ‘브랜드 파워 1위’자리도 고수해오고 있다.
이런 성장에 힘입어 2000년 13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도 6년 만에 12배나 늘어 지난해 약 1,600억원을 기록했다.
락앤락의 상품성은 세계에서도 인정 받고 있다. 80개국에 수출 되고 있는 하나코비는 현재 74개국에 132건의 특허ㆍ상표ㆍ의장을 출원하고 63개국에서 99건의 산업재산권을 획득, 세계 속에서 기술력과 함께 브랜드 파워도 확고히 다져가고 있다.
2001년 미국의 최대 TV홈쇼핑인 ‘QVC’ 데뷔 방송에서 5,000세트 매진을 기록했고, 2003년 3월과 2004년 1월에도 각각 7만여 세트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독일 홈쇼핑에서도 분 당 466세트가 팔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영국에서는 가정용품 전문지 ‘하우스웨어’가 락앤락을 ‘베스트 오브 베스트 셀러’로 선정하기도 했다.
락앤락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영국 중국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각국 현지 시장에 맞는 글로벌 마케팅을 추진한 덕분이었다.
중국에서는 2004년 4월 상하이 지사를 개소, 스타 마케팅과 미디어 이벤트를 통해 인지도를 높여 나갔다.
영국에서는 전문 대변인을 선정해 미디어 노출 횟수를 늘려 나갔고, 태국에서는 TV 요리 채널과 유명인을 통해 제품 홍보에 주력했다.
완벽한 밀폐력과 내구성, 위생을 특장점으로 140도의 고열에서 뿐 아니라 영하 30도에서도 안전한 제품력을 갖추고 있는 락앤락은 국내는 물론 세계 밀폐용기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다. 올해에는 플라스틱 소재에서 탈피해 유리나 도자기 소재의 밀폐용기도 선보일 계획이다.
하나코비 김준일 회장은 “소비자 요구에 부합하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간 매출의 5% 이상을 제품 연구개발에 투자해오고 있다”며 “기술개발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락앤락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밀폐용기가 될 수 있도록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 하나코비 김준일 회장
“2010년 세계 밀폐용기 시장 1위 업체로 도약할 계획입니다.”
밀폐용기 전문업체 하나코비 김준일 회장은 “지난해 4대6 비율이었던 내수와 수출 비중을 내년까지 2대8로 끌어 올리는 한편 2010년에는 수출 1억 달러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며 세계 시장 공략에 대한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2000년부터 활성화된 밀폐용기 시장이 지금은 규모가 2배로 커지면서 전체 파이는 커졌지만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며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성장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락앤락(Lock&Lock)’이란 브랜드로 하나코비를 국내 1위, 세계 3대 밀폐용기 제조업체로 키운 김 회장의 성공은 매우 평범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김 회장은 “1980년대부터 수백가지 플라스틱 생활용품을 만들어오던 중 밀폐용기가 계절성을 타지 않고 제품도 간단한데다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에 착안하게 됐다”며 “평범한 상품에서 제품을 특화할 수 있었던 것이 성공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자그마한 관찰과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락앤락은 해마다 40여종의 신제품이 나오면서 해외 시장 점유율 1,2위 업체인 타파웨어와 러버메이드를 제치고, 국내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하나코비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 석권. 김 회장은 품질 경쟁력만 있다면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세계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김 회장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각 국가 시장 상황에 맞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전세계 주부들을 사로잡을 것”이라며 “수출 국가를 현재 80개국에서 100여개 국으로 확대, 기능성 밀폐용기 전문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품을 파는 것은 이름을 파는 것이고 소비자는 제조회사는 몰라도 제품 이름은 기억한다”며 “상대적으로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주문자 생산방식(OEM) 제의도 많았지만 응하지 않고 고유 브랜드 제품만 고집한 것이 오히려 품질 경쟁력도 인정 받고 브랜드 파워도 키울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품질 경쟁의 바탕은 끊임 없는 연구개발(R&D)에 있다고 강조하는 김 회장은 6개층 사무실 중 2개 층을 제품 개발 사무실로 활용할 정도로 R&D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본사 제품 개발 인력도 40여명에 달한다.
김 회장은 “97년 처음 락앤락 브랜드를 도입한 이후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의 하나코비도 없었을 것”이라며 “R&D에 대한 투자도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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