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 전의 백제인들은 육식보다는 채식을 주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김용민)는 고려대 기생충학교실과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실에 의뢰, 전북 익산 왕궁리 유적(사적 408호)에서 채취한 인분의 기생충 알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회충과 편충의 알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회충과 편충 알은 대개 채소에 붙어 있는 기생충 알이다. 반면 쇠고기, 돼지고기 등 고기류를 섭취할 때 주로 발견되는 조충의 알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소 측은 “열을 가할 경우 조충의 알은 형태가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이번 분석 결과를 놓고 백제인이 육식을 일절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회충과 편충의 알이 다량 확인됐기 때문에 당시 백제인은 주로 채소를 먹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왕궁리 유적은 백제 제30대 무왕(재위 기간 600~641) 대에 조성된 궁성 유적으로 남북 490여m, 동서 240여m 길이의 장방형 궁궐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삼국유사에는 무왕이 한때 이 곳으로 천도한 것으로 나와있다. 여기서는 또 정화조 역할을 하는 과학적 구조의 대형 화장실 3기가 동서 방향으로 나란히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동 화장실이 국내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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