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객으로부터 재미있는 부탁을 하나 받았다. 고등학생인 큰 딸이 펀드 투자를 배우고 싶어하는데 시간을 좀 내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내게도 좋은 경험이 될 듯해 내친 김에 중학생 동생까지 데리고 특강(?)을 했다. 말을 들어보니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펀드 투자가 유행이라고 한다.
아내도 요즘 친한 엄마들끼리 만나면 중국 펀드가 어떻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고 한다. 이제는 펀드 투자가 젊은 직장인들만의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재테크 수단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은 듯하다.
하지만 내 부모님 세대 같이 나이가 지긋한 분들의 사정은 그렇지 않다. 은퇴 후 이자소득으로 생활하는 노인층은 저금리의 가장 큰 피해자이다. 그렇다고 평생동안 살뜰히 모은 재산을 주식에 넣을 만큼 용기를 내기도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으니 투자 공부라도 해보면 좋으련만 늘어나는 나이만큼 점점 판단력에도 자신이 없어진다.
이런 분들에게 딱 어울릴 만한 펀드가 있다. 큰 수익은 바라지 않지만 현재의 정기예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내면서 위험성이 주식보다 훨씬 낮은 펀드. 바로 멀티 에셋(Multi Asset) 펀드이다.
멀티 에셋 펀드는 하나의 자산이 아닌, 여러 종류의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다. 펀드 안에는 전통적 금융투자 자산인 주식, 채권은 물론, 부동산 리츠, 상품(Commodities), 절대수익추구 펀드(Absolute Return) 등 서로 간의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이 다 들어있다. 그래서 기존의 주식과 채권만을 섞은 혼합형 펀드보다 자산분산 효과가 더 뛰어나다.
이들 자산은 때로는 서로 수익률을 제어하거나 서로 각개약진을 하며 조금씩 수익을 실현시켜 간다. 특히 변동성이 심한 주식과 상품이 상대적으로 안정자산인 채권과 리츠를 만나 화학적 융합을 하게 되면 폭등도 폭락도 줄어들어 안정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사고 파는 타이밍을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주식처럼 단일 자산에 투자할 때에는 매매 타이밍에 의해 성패가 결정되지만, 멀티 에셋은 매일매일의 가격변동성이 심하지 않아 장기투자를 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만약 필자의 어머니가 ‘이도 저도 싫고 그냥 딱 하나의 상품만 추천해달라’고 하시면, 하나의 펀드 안에 포트폴리오가 예쁘게 완성되는 멀티 에셋 펀드를 권할 것이다.
신한 PB 분당센터 손민보 팀장 mbson@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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