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뒷구멍… 한나라 의원 막말

12일 국회에서 여야가 막말과 고성, 야유를 주고 받는 구태가 또 다시 벌어졌다.

이날 오전 교육ㆍ문화ㆍ사회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한나라당 이원복 의원이 ‘개판’, ‘뒷구멍’ 같은 저급한 말을 무더기로 쏟아 내며 먼저 싸움을 걸었다.

그는 한명숙 총리에게 “참여정부는 개혁을 외치면서 민생을 깽판, 개판을 쳤다”며 “앞에선 개혁을 외치면서 뒷구멍에선 하는 일이 다르니까 민심이 등을 돌려 재ㆍ보선 40대 0이라는 대참변이 일어난 게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또“아직도 국민이 무식하고 몰상식해서 차떼기 당에 표를 준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냐”고 물었다.

여당 의원들의 야유에도 이 의원의 독설은 그칠 줄을 몰랐다. 그는 “이 정권은 4년간 주체사장 신봉자를 비롯한 친북 좌파에 휘둘렸다”며 “탈당하는 우리당 의원들은 평약식당 아가씨들처럼 ‘우리 다시 만나자’고 한다더라”고 말했다.

참다 못한 한 총리가 “이 자리가 색깔론이나 정쟁으로 가선 안 된다”고 반격하자, 이 의원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그는 “여권 사람들은 ‘여론조작, 선거공학의 기술자들’로, 이 정권은 가장 드라마틱하게 출발했지만 가장 지저분하게 몰락하고 있다”며 “깜짝쇼, 언론공작에 능한 좌파 포퓰리즘으론 나라 꼴이 안 되고, 나치나 일본군국주의가 망하듯 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리는 깨달았다”고 주장했다.

한 총리가 단호한 어조로 “개판이란 말은 취소해 달라”고 했지만 이 의원은 “국민의 마음을 전한 것”이라고 버텼다.

오후 질의에선 두 당 원내부대표들간 막말 2라운드가 벌어졌다. 우리당 김종률 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서 “이원복 의원은 모욕적 저주 발언을 취소하고 한나라당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재경 부대표는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은 면책특권으로 보장된 권리”라며 “깽판이란 말은 노무현 대통령이 먼저 썼다”고 맞받았다.

여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했지만, 임채정 국회의장은 계속 회의를 진행 시켰다. 우리당 이기우 원내 공보담당 부대표는 “한나라당이 벌써 정권을 잡은 듯 행동하는 오만방자함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