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기 안성의 닭 농장에서 여섯번째 고(高)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달 20일 충남 천안에서 다섯번째 발병 이후 약 20일 만이다. 방역 당국은 주변 안성천 등의 철새나 야생조류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11일 “직전의 발병 지역인 충남 천안을 제외한 4개 지역의 경우 이미 일정기간 추가 발병이 없어 방역 조치가 해제됐다”라며 “잠복기 등을 감안하면 이전 발병지역으로부터의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통상 닭의 AI 바이러스 잠복기간은 2~3일에 불과하다.
방역 당국은 앞서 다섯번째 발병 지역인 천안 근처 풍세천과 미호천 등에 서식하는 청둥오리 분변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확인된 점, 2004년에 이어 올해 역시 한국과 일본에서 AI가 한 달 간격으로 발생한 점 등을 근거로 철새를 유력한 감염 경로로 의심하고 있다.
김달중 농림부 차관보는 “9일 오후 늦게 신고가 접수돼 어제 아침 고병원성 AI 판정을 받았다”며 “발병 농장으로부터 1~2㎞ 떨어진 안성천 등 주변의 하천, 호수에서 철새 서식실태를 살피고 분변도 채취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고병원성 AI가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발생 농장의 닭 13만3,000 마리와 반경 3km 이내 28개 농가의 닭 오리 등 가금류 10만7,000여 마리를 살(殺)처분하고 반경 10km 이내 가금류와 달걀 등 생산물에 대해서는 이동통제 조치를 취했다.
2003년에는 AI가 충북 음성의 닭 농장에서 12월 10일 처음 보고된 뒤 이듬해 3월까지 전국 6개 시ㆍ도, 10개 시ㆍ군에서 발생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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