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에센에서 개최된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10일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G7은 공동성명에서 최대 초점이었던 엔화 약세 문제에 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경제전망 항목에서 ‘일본경제의 회복은 순조로우며 지속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고 명기함으로써 지나친 엔화 약세 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제조업 등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일본의 엔 약세를 철저하게 따진다는 입장이었으나, “엔화는 현재의 일본 경제를 반영한다”는 미국측의 일본 옹호입장과 일본측의 적극적인 설득에 밀려 결국 간접적인 불만 표시에 그치게 됐다.
피어 슈타인브뤽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표현이 “(일본이 저금리에 따른) 엔 캐리 거래를 염두에 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엔 캐리 거래란 초저금리(0.25%)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에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오미 고지(尾身幸次) 일본 재무성 장관은 “(일본경제의 현황에 대한) 각국의 이해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로써 일본 엔화는 당분간 지금의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엔화 약세에 대한 불씨가 완전하게 꺼진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이달 20, 21일 개최되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후쿠다 도시히코(福井俊彦) 일본은행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외환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충분하게 시야에 넣어 금융정책을 세우겠다”고 언급, 이에 대한 해석을 놓고 예측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본 엔화는 최근 유로화에 대해 최저가 기록을 거듭하는 등 대부분의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성장위주의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이를 방치하는 양상을 보이자 국제사회의 비판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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