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과세상/ 앵글에 담긴 우리춤 '한국춤 백년1'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과세상/ 앵글에 담긴 우리춤 '한국춤 백년1'

입력
2007.02.09 23:39
0 0

정범태 지음 / 눈빛 발행ㆍ304쪽ㆍ3만5,000원민살풀이·올림채…

1950년대 말 지금의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자리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코흘리개 아이들이 맨 앞에 쪼그려 앉았고, 까만 교복 모자를 쓴 남학생들이 뒷줄이다. 그 앞에서는 신명나는 문육지(1913~1992)의 송파산대놀이가 한창이다. 초가 지붕이 배경이고, 흙 바닥이 무대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정범태(79)씨는 1946년 가을 인왕산 자락에서 열린 국사당 굿판에서 이충선의 춤 사진을 우연히 찍었다. 이충선의 소개로 장안에서 내로라하는 예인들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지만 한국전쟁 때 자료 대부분이 불탔다. 이후 맘먹고 전국의 춤과 음악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신문사 사진기자가 된 후에도 취재용 외에 늘 별도의 카메라를 메고 다녔다. 이 책에 담긴 67명 예인들의 흑백 사진 320여장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재미로 찍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우리 춤과 음악에 빠져들고 말았어요. 오장육부를 흔들어놓는데 빠져나올 수가 없었지요. 사진을 찍은지 30년이 되니 춤이 보일락말락, 소리도 들릴까말까 했고, 40년이 되니 어느 정도 들리고 보입디다. 50년이 되니 소리인지 아닌지, 춤인지 아닌지가 구분이 돼요.”

저자는 “진쇠춤의 이동안 선생이 ‘춤이나 배우지 왜 맨날 쇳덩어리를 들고 다니냐’고 하셨다”면서 “그 분과 좀 더 같이 있었더라면 광대 길에 들어섰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춤 중 하나로 꼽은 것은 남원 조갑려의 민살풀이춤. 한 장단만 틀려도 춤이 깨져서 이어갈 수가 없는 춤이다. 하지만 문화재 지정에서 제외되면서 그 맥이 끊겼다.

이 책에 소개된 서간난의 올림채춤, 김주옥의 민요춤, 김타업의 휘쟁이춤 등도 같은 이유로 사라졌다. 대접도 받지 못하고, 배우러 오는 이도 없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을 엮은 것도 이런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됐다. 2권은 내년에 출간될 예정이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