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4시35분께 서울 용산구 이촌동 신용산초등학교 별관 4층 복도에서 불이 나 방과 후 수업 중이던 학생과 교사 2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날 불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교한 후 발생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조금만 이른 시간에 불이 났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불이 나자 소방차 23대와 소방대원 86명이 출동해 20여분 만에 진화했다. 이 불로 복도 인근의 어학실 20평과 강당 일부가 탔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시커먼 연기가 인근 지역까지 퍼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학교측에 따르면 불이 날 당시 1~5학년 학생 15명이 교내 어학실에서 방과 후 원어민 영어수업을 듣고 있었다. 원어민 교사를 포함한 교사 2명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수업이 끝난 시각이라 다른 학생들은 없었다. 수업을 하고 있던 교사 이현경(35)씨는 “수업 중 매캐한 냄새와 연기가 나 문을 열어 보니 복도 천장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깜짝 놀라 아이들을 데리고 서둘러 어학실 밖으로 나왔다”며 “계단이 어학실 바로 옆에 있어 다행히 대피는 신속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운동장으로 대피한 교사들은 불을 끄기 위해 소화기를 들고 불이 난 4층으로 올라가려고 했지만 불길이 너무 거세 포기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1, 2분만 늦게 대피했거나 학생들이 모여 있는 정규 수업 시간에 불이 났으면 큰 일 날 뻔 했다”고 말했다. 불이 난 학교 건물은 2002년 완공된 ‘ㄷ자형’ 신축 건물로 정기적인 소방점검을 받아 왔다. 경찰은 일단 전기누전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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