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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경찰서 수사과장 권은희씨 "변호사 때 만난 멋진 경찰이 내 인생 바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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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경찰서 수사과장 권은희씨 "변호사 때 만난 멋진 경찰이 내 인생 바꿨죠"

입력
2007.02.0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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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1번지 서울 강남 지역 경찰서에 첫 여성 수사과장이 탄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권은희(33ㆍ경정ㆍ사진) 서초경찰서 수사과장. 그는 2005년 여성 사법시험 합격자로는 최초로 경찰 경정 특별채용에 합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경기 용인경찰서 수사과장으로 6개월간 수사 일선에서 뛰었던 그는 지난해 3월 경찰청 법무과로 옮겼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다시 수사의 최전선에 복귀했다.

그는 수십년 잔뼈가 굵은 베테랑 수사관을 포함한 86명의 대규모 수사 인력을 진두지휘하는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게 된다. 서초서 수사과에서 그 보다 나이가 어린 수사관은 2명에 불과하다. 권 경정은 “경찰이 쟁쟁한 사법기관들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법을 공부할 때만 해도 그의 꿈은 미국의 존 그리샴 같은 유명 법정 소설가였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에는 단돈 1달러에 정의를 위해 피의자 변론에 나서는 그리샴의 소설 <의뢰인> 의 주인공처럼 변호사의 길로 나섰다. 충북 청주시 법조계의 홍일점 변호사로 활약하며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민들에게 법률 상식을 전달하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가 경찰의 길에 들어서기로 결심한 것은 한 경찰관과의 만남 이후였다. 그가 변호를 맡은 피의자와 함께 만난 한 경찰관은 정연한 법 논리로 사건의 실체를 쫓았고 피의자의 인권보호에도 세심한 배려를 했다.

변호사 시절의 이 경험은 권 경정이 인권보호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됐다. 서울 수서경찰서 근무 당시에는 ‘소도(蘇塗)회’라는 법 토론 모임을 만들어 일선 수사관들에게 피의자의 법적 권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수사와 인권 문제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항상 같이 따라다니는 것”이라며 “경찰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말을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수사 방침에 대해“서민들이 불법 유사수신 다단계업체 같은 조직형 민생범죄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 경정은 1997년 전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43회 사시에 합격, 변호사를 거쳐 2005년 경찰의 경정 특별채용에서 8.91대1의 경쟁을 뚫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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