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예루살렘 이슬람 사원서 팔레스타인인-이스라엘 경찰 유혈 충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예루살렘 이슬람 사원서 팔레스타인인-이스라엘 경찰 유혈 충돌

입력
2007.02.09 23:40
0 0

예루살렘의 알 아크사 사원에서 9일 팔레스타인 무슬림과 이스라엘 경찰 사이에 대규모 충돌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경찰 200여명은 이날 오후 예배가 끝나자 사원 보수공사에 반대하며 돌과 병을 던지고 시위를 하던 300여명의 무슬림들에게 섬광 수류탄과 최루가스를 발사하며 돌격했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 경찰이 고무총알도 발사했다고 말했지만 경찰측은 부인했다. 경찰은 농성 중이던 시위대를 격리하기 위해 사원 출입구를 모두 닫았으며, 시위대 중 17명과 경찰 15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사원 안에서는 150여명의 신도들이 농성을 벌였으나 경찰이 사원 안으로 진입하지 않자 약 1시간 30분 후 조금씩 해산했다. 경찰은 사원 밖 골목 등에서 돌을 던지며 저항하던 팔레스타인 청년 등 17명을 연행했다.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에서 예정된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충돌은 6일 이스라엘이 알 아크사 사원이 위치한 하람 알 샤리프에서 무그라비 게이트로 이어지는 100m 길이의 통로 조성 공사를 시작하면서 아랍권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지 3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알 아크사 사원은 예언자 무하마드가 승천한 곳으로 이슬람 3대 성지 중 하나다.

이스라엘이 공사를 시작하자 요르단과 이란, 이집트 등 아랍권 전역에서는 성지 훼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은 이스라엘의 공사는 1994년 평화조약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평화조약은 예루살렘 내 이슬람 성지를 보존할 요르단의 역사적 임무를 인정하고 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슬람 세계는 이스라엘의 모욕적 행동에 강력히 대응함으로써 시오니스트 정권이 후회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마일 하니야 팔레스타인 총리는 “이 작업은 제3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봉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제2차 인티파다는 2000년 이스라엘의 강경파 아리엘 샤론이 알 아크사 사원을 방문해 촉발됐었다. 지난해 내내 대립해 온 팔레스타인의 파타당과 하마스도 사원이 조금이라도 파괴되면 휴전협정이 깨질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공사는 사원에 전혀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적들이 극단적 감정을 유발하기 위해 이 기회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전날 파타당과의 공동내각 구성 등을 골자로 한 ‘메카선언’에 서명했던 하마스가 이날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하마스 대변인인 이스마일 라드완은 “하마스의 입장은 잘 알려져 있다”면서 “시오니스트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카 선언에는 새 내각이 이스라엘을 인정한다는 명시적인 문구가 들어있지 않지만 국제법과 과거 이스라엘을 인정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체결한 협정을 지키기로 돼 있어, 하마스도 이스라엘을 인정키로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