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사상 최대 순익을 올린 것으로 9일 집계됐다.
9일 각 은행들의 2006년 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농협ㆍ기업은행 등 시중은행 4곳과 대구ㆍ부산ㆍ경남은행 등 지방은행 3곳 등 총 7개 은행이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가계ㆍ중소기업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들의 자산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라는 것이 금융계의 분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조4,700억원(전년 대비 9.8% 증가)의 순익을 거둬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사상 최대인 2조100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순익은 전년보다 14.6% 늘어난 1조6,300억원, 역시 자회사인 경남은행의 순익은 전년보다 13.9% 증가한 1,500억원이었다.
농협과 기업은행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했고, 신한ㆍ하나은행은 사상 최대는 아니지만 순익이 전년보다 각각 28%와 14.5% 증가하는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금융 전문가들은 은행의 실적 신기록 행진이 금융기법 선진화의 결과라기보다는 은행간 대출 경쟁에서 비롯된 '몸집 불리기'의 결과인데다,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이 대출 억제에 나선 상황인 만큼 올해의 실적 신장률은 지난해보다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경쟁을 주도했던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총여신이 전년보다 무려 35.6%나 늘어난 98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몸집 불리기의 결과로 우리은행의 총자산은 187조원을 기록, 신한은행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하나ㆍ기업은행의 대출증가율도 31%와 22.2%로 2ㆍ3위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은 10.9%, 신한은 14.9% 증가에 그쳤다.
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은 "지난해 은행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순이자 마진이 감소했지만 대출 규모가 급격히 커져 은행들의 순익 규모가 늘어났다"며 "올해 은행의 순익 성장세가 갑자기 둔화할 가능성은 적지만 지난해 신규 대출이 주택자금과 내수 중소기업 위주였다는 점에서 내수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부실채권 부담도 점차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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