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구단의 해외 전지훈련이 어느덧 반환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삼성부터 구단 존립의 기로에 선 현대까지, 올시즌 우승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건 마찬가지다. 점점 뜨거워지는 스프링캠프의 열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 이종범·심정수 부활 담금질
군인정신의 힘
3년 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병풍 제대' 선수들이 대거 복귀했다. SK의 일본 캠프에는 거포 이호준(31)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내 최고의 왼손 교타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한화 이영우(34)도 지난 1일 하와이 캠프에 뒤늦게 합류했다. 둘은 적지 않은 공백 기간과 나이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날카로운 배팅을 보여주고 있다.
LG의 사이판 캠프에도 반가운 얼굴이 있다. 지난해 상무에서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른 김상현이 3루수 맹훈련 중이다. 이밖에 두산의 쓰쿠미 캠프에도 '돌아온 소방수' 구자운과 이경필이 합류해 있고, KIA는 선발요원 고우석이 가세했다.
루키를 주목하라
스프링캠프의 화두로 신인을 빼 놓을 수 없다. 올 시즌에도 '제2의 류현진'을 꿈꾸는 대형 신인들이 캠프를 달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얼굴은 계약금 5억원에 입단한 SK의 왼손 고졸루키 김광현. 김광현은 실전 피칭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대담함으로 코칭스태프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현대 김시진 감독은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장효훈을 유일한 1군 신인으로 점 찍고 있다. 장효훈은 지난해 말 태국 마무리훈련에서 154㎞의 광속구를 뿌려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두산 임태훈, KIA 양현종(이상 투수), LG 내야수 박용근도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고 신인
단연 '해외파'가 돋보인다. '10억팔' LG 봉중근은 이미 시즌 페이스에 돌입했다. 하와이에서 투수들을 지도 중인 LG 양상문 투수코치는 "최고구속 148㎞의 강속구를 던지는 봉중근은 오히려 페이스를 낮춰야 한다"며 걱정 아닌 걱정을 할 정도다. 메이저리그 꿈을 접고 국내로 돌아온 KIA 권윤민(포수)도 칼을 가는 심정으로 캠프를 보내고 있다.
부활의 꿈
지난해 성적 부진에 따른 생애 첫 2군 강등의 수모를 당한 KIA 이종범은 일본 올시즌 타율 3할과 30도루를 목표로 삼고 강훈을 소화하고 있다. 방출 예고 해프닝을 겪은 LG 마해영과 지난해 부상 악몽을 딛고 4번 타자의 자존심을 살리려는 삼성 심정수도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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