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발행ㆍ272쪽, 276쪽ㆍ각권 1만3,000원
신화에 관한 서적들은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대중의 교양서로 자리잡았다. 조셉 캠벨의 저서 외에도 국내 번역가들이 출간한 다수의 신화 입문서 덕분이다. 덕택에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일반인에게 서양 문명의 뿌리로 받아 들여지지만, 북유럽 신화는 아직은 생소하고 낯설기만 하다. 저자는 베일에 가려진 북유럽 신화로의 여행을 이끌며 신화 세계의 외연을 확장한다.
비록 존재와 이름은 낯설지만 북유럽 신화를 읽다 보면 친숙함을 느낄 수 있다. 이 같은 기시감은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저주 받은 반지’ 덕분이다.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나 영화 <반지의 제왕> 등에서 차용한 반지 모티프는 이미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문화 콘텐츠의 주된 골격을 이루고 있다. 반지의> 니벨룽겐의>
북유럽 신화는 신들과 거인들의 다툼을 내용으로 한다. 인간의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초인적 존재인 이들이 몰락한 후에야 인간의 세계가 시작한다. 이처럼 몰락이 예정된 북유럽의 신들은 다른 신화에서처럼 전지전능하거나 불사의 존재가 아니다. 지혜의 신이자 최고의 신 오딘은 애꾸눈이며, 그가 거느리는 까마귀와 늑대는 불길한 짐승으로 여겨진다. 재판과 맹세의 신 티르는 맹세할 때 사용하는 오른손이 없으며, 사랑의 여신 프라야는 잃어버린 남편을 찾아 온 세상을 떠돈다.
이처럼 불완전한 신들은 자신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보물’을 찾으려 하고, 도전 세력인 거인들과 맞서면서 끝없는 ‘모험’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신성성을 잃은 신들은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풍자의 대상이 되고 만다.
한편 북유럽 신화에는 다양한 ‘예언’이 등장한다. 예언자 발라는 오딘의 아들인 발더의 죽음과 그에 대한 오딘의 복수를 예언한다. 이처럼 불길한 예언은 또 다른 예언과 복수를 낳으며 신들의 ‘종말’로 치닫는다. 저자는 9~13세기의 <옛 에다> 와 <스노리 에다> 의 내용을 중심으로 보물, 모험, 예언, 종말이라는 4개의 주제에 따라 북유럽의 신화를 재구성해 독자의 이해와 흥미를 부추긴다. 스노리> 옛>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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