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최근 한국 대선주자들과 연쇄적으로 면담을 갖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버도퍼 교수의 행보는 북핵 사태 이후 부쩍 높아진 미국 정가의 한국 대선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최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과 잇따라 회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워싱턴의 한국 관련 싱크탱크인 한미연구소(USKI) 소장을 맡고 있는 오버도퍼 교수는 한국의 대선주자들을 미국으로 초청, 토론회를 열어 사실상 ‘후보 검증’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최근의 연쇄 접촉은 이를 위한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오버도퍼 교수는 8일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이 전 시장을 만나 “한ㆍ미 양국 간 신뢰 관계가 많이 훼손돼 신뢰 구축을 다시 하기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00년 당선되면서 미국의 정책은 오른쪽으로 많이 갔고,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당선된 뒤 한국의 정책은 왼쪽으로 많이 가서 차이가 많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시장은 “우리가 볼 때 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한미간) 신뢰 관계가 많이 약해졌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 “한국에서 정권교체가 되면 양국 관계는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버도퍼 교수는 지난 6, 7일 각각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도 회동했다. 그는 두 사람과 만나 한국과 미국의 대선 전망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북핵 해법과 한미동맹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조만간 박근혜 전 대표도 면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오버도퍼 교수의 대선주자 접촉은 한국 인맥을 동원하거나 주자들과의 개인적 친분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움직임을 미국 정가의 ‘후보 검증’으로 보려는 시각에 대해 손 전 지사는 “무슨 검증을 한다는 것이냐”며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이태희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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