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이 발견 되더라도 전량 수입이 가능하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서 한미 쇠고기 기술협의가 난항을 겪었다. 한국측이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만 폐기ㆍ반송하고 나머지 물량은 수입하기로 물러섰지만, 미측은 해당 박스까지 전량 수입을 요구한 것이다.
8일 농림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7, 8일 이틀 동안 경기 안양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기술협의를 개최하고 밤늦게까지 협의에 나섰으나 ‘뼛조각’의 안전성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이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국내 검역 과정에서 광우병 위험 부위로 분류돼 수입이 금지된 뼛조각이 발견되면서 3차 수입물량이 모두 반송ㆍ폐기됐다. 또 반송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기준치 이상의 다이옥신까지 검출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그러나 정부는 이 문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안전성에 위험이 없고 단순 작업과정에서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뼛조각은 포장된 해당 박스만 반송하고, 나머지 물량은 유통을 허용키로 입장을 정했다. 하지만 살코기를 발라내면서 떨어져나온 부스러기 뼛조각은 안전하기 때문에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도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미국의 압박에 부딪힌 상황이다.
한편 이날 전국농민회총연맹 한우협회 등 농민단체 소속 시위대 수십 명이 협의 중단을 요구하며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정문을 막아 양측 대표단의 회의 시작이 2시간 가량 늦어졌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