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0개월이나 남은 2008년 미 대선 레이스가 조기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선거 양상이 전례 없는 ‘돈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 정가에서는 당선 가능권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나흘마다 100만달러 이상을 모금해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이는 공화, 민주 양당의 대선 후보가 모두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선거판에 풀어낼 것이라는 얘기다.
정치자금 모금력이 가장 막강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경우 올해 3월까지 1,500만달러를 모으고 선거전까지 7,500만달러를 채운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이도 곧이 믿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 정도로는 어림없는데 힐러리 의원이 ‘엄살을 피우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힐러리 의원은 7일에도 워싱턴에서 지지자 250여명을 불러 모아 1인당 최소 2만5,000달러 이상의 기부를 약속받았다.
공화당에서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히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내년 1월 당내 예비경선이 시작되는 뉴햄프셔, 아이오와주에서 참모와 자문역 등 선거조직을 구축하는 데에만 벌써 37만5,000달러를 썼다. 2004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이 선거를 2년 남짓 남겨둔 시기에 이 두개주에서 고작 4,200달러를 지출한 것에 견주어보면 조기과열 및 선거자금 폭증의 정도를 알 수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선거의 흐름은 2004년 선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돈 먹는 하마’로 변해 있는 상태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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