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시대도 저무나?’
거스 히딩크(61) 감독의 2007년 운수가 꼬이다 못해 사납기까지 하다. 정초부터 네덜란드 법원으로부터 탈세 혐의를 받아 징역 10월을 언도 받은 데 이어 자신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러시아 대표팀은 A매치에서 참패를 당하면서 ‘세계적인 명장’의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 조국 네덜란드와 A매치서 첫 패… 징역 10월 구형, 명장 이미지 타격
히딩크 감독이 조국 네덜란드에게 두 번 연속 버림(?)을 받았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팀은 8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네덜란드 대표팀과의 친선 평가전에서 1-4로 완패했다. 러시아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이래 히딩크 감독이 당한 첫번째 패배. 경기 전날 네덜란드 법원으로부터 탈세 혐의로 징역형(10월)을 받은 히딩크 감독이기에 이번 평가전 패배가 더욱 쓰라릴 수밖에 없다.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대표팀 부임 이후 이어져온 3승2무의 무패행진을 조국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마감하게 되는 불운을 겪게 됐다.
히딩크 감독에게 이번 패배는 적어도 변명의 여지는 있었다. 이유는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일 수 없기 때문. 히딩크 감독은 경기 뒤 “러시아 리그는 11월부터 3월까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이 경기 감각을 가다듬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때가 때인 만큼 네덜란드전 패배는 히딩크 감독의 입지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 히딩크 감독은 오는 27일 탈세 사건 선고 공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3차 공판에서 징역 10월이 구형됐고 실제로 네덜란드 검찰의 처벌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실형에 처해질 수 있다. 러시아 대표팀 사령탑에서 중도 하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 또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이 오는 3월24일 유로2008 조별리그 예선 에스토니아전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열렸기 때문에 본선 진출이 ‘지상과제’인 러시아 축구협회로부터도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됐다.
히딩크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 달성 이후 실패의 경험이 없었다. PSV 에인트호벤을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올려놓았고 호주 대표팀을 맡아 독일월드컵에서 16강까지 진출 시켜 ‘명장 중의 명장’이란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사생활 문제와 더불어 그의 다음 도전은 커다란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한편 같은 날 벌어진 A매치에서 스페인은 적지인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꺾었고, 아르헨티나 역시 파리 생드니 경기장에서 프랑스를 1-0으로 눌렀다. 이집트는 스웨덴을 2-0으로, 독일은 스위스를 3-1로 각각 이겼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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