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 고위직 출신들이 줄줄이 민간 금융기관장직에 도전하면서 이른바 '모피아'들이 금융가의 간판으로 화려하게 복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모피아(MOFIA)는 재정경제부(MOFEㆍMinistry of Finance and Economy)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로 재무관료 출신 인사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금융기관장 인사에서 번번이 배제돼 역차별을 받는다는 소리까지 들어왔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박병원 전 재경부 1차관이 도전장을 냈으며, 이달 중 있을 우리은행장 공모와 주택금융공사 사장, 기업은행장 공모에도 모피아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 때문에 결과를 쉽게 낙관할 수만은 없는 형국이다.
공모가 끝난 주택금융공사 사장에는 유재한 전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 등 10여명이 서류를 접수했다.주택금융공사는 2004년 설립ㆍ출범 당시 재경부 출신이 사장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여져졌다.
그러나 막판 청와대의 비토로 주택은행 부행장 출신인 정홍식 현 사장이 선임됐다. 때문에 모피아로선 두번째 도전인 셈. 하지만 내부 인사인 최창호 부사장과 김동환 이사, 모기지론 전문가로 공사 설립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던 강종만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도전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기업은행장의 경우 연임에 도전하는 강권석 현 행장과 함께 일부 모피아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데, 외환은행 부행장을 지낸 장병구 수협 대표도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박 전 차관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다면 우리은행장직은 민간 인사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3년마다 돌아오는 금융기관장 인사 때마다 모피아들의 움직임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공모 형식이긴 하지만 금융산업의 규칙을 만드는 심판 자리에 있던 사람이 돌연 선수로 변신해 게임을 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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