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야근만은 아니다.
8일 노동부가 내놓은 ‘사무실 공기와 직장인 건강실태’에 따르면 사무직 10명 중 4명은 탁한 사무실 공기 때문에 두통을 자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290명 중 40.3%(117명)가 ‘사무실에서 항상 또는 자주 두통을 느낀다’고 답했다. ‘가끔 두통을 느낀다’는 응답자까지 합치면 사무실의 탁한 공기 탓에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79%(229명)나 됐다. 또 응답자의 66.6%가 코막힘을 경험했고, 목이 건조해 따끔한 증상을 경험한 사람도 62.8%였다.
주 원인은 공기 공급원인 바깥 대기의 오염 때문이다. 고층빌딩에 주로 설치된 중앙관리식 공기정화설비의 상태가 안 좋아 곰팡이 박테리아 등이 사무실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복사기나 프린트에서 발생하는 오존과 카펫 등에서 나오는 미생물도 직장인들의 입으로 들어간다.
노동부는 사무직 직장인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사무실 공기오염 관리를 의무화한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 곧 시행에 들어간다. 이 규칙에 따르면 사업주는 모든 사무실에 대해 ▦미생물에 의한 공기오염 방지조치를 하고 ▦필요할 때는 공기 질을 측정, 평가해야 한다.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는 직장인도 많다. 근골격계 질환은 불편한 업무자세와 근무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목 어깨 허리 등 근육과 뼈에 피로가 누적돼 통증을 느끼는 일종의 직업병이다. 컴퓨터를 많이 서 어깨나 손가락 등이 아픈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근로복지공단에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업재해 신청을 한 직장인은 2000년 1,072건에서 2003년엔 4,836건으로 급증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근골격계 질환은 과거 조선업 등 무거운 물건을 다루는 업종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최근엔 사무직에서도 늘어나고 있다”며 “회사는 사무실 환경을 인간공학적으로 재배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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