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혹은 200년 후의 문화재를 과연 지금 우리가 만들어내고 있는지 자문해봅니다.”
유홍준(58) 문화재청장이 호화 건축물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 인식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유 청장은 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007년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청와대, 정부 청사, 교회나 성당, 학교 건물 등 현재의 건축물 가운데 과연 어느 것이 100년 혹은 200년 후 문화재가 될 수 있을 지 의문을 표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청장은 “프랑스 르와르강변의 고성이나 미국 롱아일랜드의 별장 등은 건축 당시 모두 호화 건물이었지만 후대에는 내셔널트러스트 재산이 되거나 미술관, 호텔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고의 기술과 인력, 재료를 동원한 고급 건축물이 훗날 문화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청장은 “서양의 르네상스도 부자들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그러나 한국에서는 (고급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부유층의 행태를 부정하는 분위기가 강해 문화재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문화재청 업무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 경북 경주시 황남동 황오동 인왕동 일대 쪽샘지구의 발굴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쪽샘지구는 고분이 밀집해있어 많은 유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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