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로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선다. 이는 2,4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지나치게 안정적으로 운용해 국부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주식 투자에 따른 위험성 때문에 논란도 일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자산 중 일부의 운용 위탁을 위해 최근 메릴린치, 씨티은행, 얼라이언스캐피털 슈로더 등 해외 30여개 자산운용사들에게 사업제안 요청서(RFP·Request for proposal)를 발송했다고 7일 밝혔다. 주요 투자 형태는 미국 영국 등의 우량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펀드에 대한 간접투자나 일부 우량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규모는 초기에는 수십 억 달러 내외로 시작해 그 규모를 점차 한은이 한국투자공사(KIC)에 위탁투자를 약정한 규모(170억~200억 달러)까지 늘려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가을 방한한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장관은 “장기 투자시 미 국채보다 우량주식이 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지난 수십 년 간의 관찰결과 입증됐다”며 “한국 등은 외환보유고의 주식투자 비율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동일한 목적을 가진 KIC가 설립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한은이 외국 자산운용사를 통해 비슷한 투자에 나서는 것은 한은의 자리 늘리기 목적도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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