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람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세계박람회 말을 꺼내면 사람들은 "대전에서 열렸잖아요. 그런데 또 열립니까"라는 질문을 한다. 인정하기 싫지만 현실이다.
사실 세계박람회에 대한 관심은 1993년 대전엑스포가 끝나면서 시들었다. 정부가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국가계획으로 확정하면서 관심 대상으로 잠시 떠올랐지만, 2002년 12월 중국 상하이에 개최권을 놓치자 다시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
● 11조원 생산유발효과 기대
그러나 여수는 실패에 굴하지 않고 곧바로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재도전했다. 여수와 모로코 탕헤르, 폴란드 브로츠와프가 유치에 나선 2012년 세계박람회는 올해 12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98개 회원국의 투표로 개최지가 최종 결정된다.
세계박람회는 인류가 이룩한 문명의 발전 성과를 일정한 주제를 통해 전시, 인류를 계몽한다는 목적으로 개최됐지만 최근에는 국가와 지역경제 발전 기회로 이용하는 쪽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행사로 꼽히는 세계박람회를 경제올림픽이나 경제박람회로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일본은 1970년 오사카 박람회를 통해 하이테크 산업을 집중 전시하면서 2차 세계대전 패전국가의 멍에를 벗고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프랑스도 1855~1900년 5차례 대규모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예술과 문화, 관광의 중심지이자 리더로 자리 잡았다. 도살장과 쓰레기 적치장, 전쟁무기 저장소 등 혐오시설로 인해 기피지역으로 꼽히던 포르투갈의 리스본이 번듯한 상업도시로 변신한 것도 1998년 열린 박람회 덕분이었다.
여수 세계박람회 개최도 우리 경제를 획기적으로 성장시킬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수 박람회 개최로 약 11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6만명의 고용창출효과가 예상된다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2002년 월드컵의 생산유발효과가 11조5,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세계박람회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겠다. 특히 2012년은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을 본격 추진한 지 50년이 되는 해여서 박람회 유치를 통해 다시 한번 한국경제의 눈부신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여수 세계박람회의 주제를 해양으로 정한 것에는 21세기 신해양시대를 맞아 해양선진국가로 거듭나겠다는 국가경영전략이 숨어 있다. 바다는 인류의 미래이자 우리나라가 한 발 더 도약하는데 있어 중요한 밑거름이다.
● 유치에 총력 기울여야
이같은 국가경제의 효자 노릇을 하는 세계박람회를 우리 품에 안기 위해서는 모로코와 폴란드라는 두 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 이들 두 나라도 최근 들어 자국의 외교력을 총동원해 박람회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박람회 유치는 자국의 외교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국가 대항전 성격을 지닌 셈이다. 8, 9일 여수에서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 국제심포지엄'이 열린다.
30여개국의 BIE 대표 등 270여명이 참석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연말 박람회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그 의미와 효과를 살펴보면서 널리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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