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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새 영정 그린 윤여환 교수 "義氣 담아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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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새 영정 그린 윤여환 교수 "義氣 담아냈죠"

입력
2007.02.08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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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부터 배경까지 철저한 고증을 통해 청순하고 의기에 찬 ‘국민의 누나 ’ 유관순 열사의 모습을 찾아내려 혼신을 다했습니다.”

유관순 열사의 새 표준영정을 제작한 윤여환(55ㆍ사진) 충남대 회화과 교수는 7일 문화관광부가 최종 심의 통과를 발표하자 2년에 걸친 제작기간 동안 어깨를 누르던 중압감에서 벗어났다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논개, 충의공 정문부, 백제 도미부인, 의병장 조헌 등의 영정을 제작했던 그였지만 이번 유관순 열사 영정 제작은 어느때보다 힘들었다. 동양화의 대가인 고 장우성 화백이 1986년 그린 유 열사 영정이 있기 때문에, 이미 제작된 적이 있는 영정을 새로 제작한다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이라 한층 더 심혈을 기울였다.

기존 영정을 새로 그리게 된 이유는 유 열사의 고향인 충남 천안시 병천면 추모각에 봉안된 현재의 영정이 40대의 나이에 수심이 가득해 보인다는 지역주민의 지적에 따른 것.

현재의 영정은 유 열사가 수형소에 있을 때 사진을 참고해 그려진 것으로 고문으로 인한 얼굴의 붓기가 남아있는 등 19세 소녀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2005년 천안시는 이런 이유 등으로 새 표준영정 제작에 착수, 공모를 거쳐 윤 교수에게 영정 제작을 맡겼다.

윤 교수는 유 열사 생전 3장의 사진을 바탕으로 19세 구국소녀의 표정을 영정에 담아냈다. 유가족은 물론 유 열사가 다닌 이화여고와 기념사업회, 생존한 106세의 유일한 소꼽친구 남동순 할머니와 얼굴연구가 등을 찾아 당시 상황이나 얼굴 생김새, 체형, 복식은 물론 이화학당의 마루와 신발 등을 밝혀냈다.

그는 제작과정에서 유 열사가 흰색 통치마저고리를 입었던 사실을 밝혀냈다. 이화학당 시절의 사진에서 속쌍꺼풀을 찾아내고, 신장 169.5㎝의 여학생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서 과학적, 의학적으로 접근해 얼굴모습 등을 재현했다.

조선후기 초상화 기법인 육리문법(肉理紋法)을 사용해 피부 질감이나 솜털, 땀구멍까지도 생생하게 표현했고 비단 뒷면에 채색하는 배채기법으로 섬세함을 더했다. 특히 당시 태극기는 태극과 사괘의 모양이 제각각이어서 현재의 표준 태극기로 했고, 고무신도 갖신으로 바꿔 그렸다.

윤 교수는 “21년 전에 만들어진 영정을 다시 제작하는 일이 부담스러웠지만, 유 열사의 의기에 찬 모습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말했다. 유관순 열사의 새 표준영정은 28일 추모각에 봉안될 예정이다.

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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